하나은행이 다른 은행을 비방하는 광고전단을 고객들에게 배포, 물의를
빚고 있다.

하나은행 동소문지점이 만들어 지난달 21일부터 배포한 이 전단은 "부실여신
으로 인해 금융기관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며 "예금주들의 불안심리가
가중되는 가운데 경영이 건실한 은행으로 거래를 옮기는 분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전단에는 또 "이제는 금융자산 운용에 있어서 은행도 잘 선택해야 할
시기"라며 "하나은행은 부실채권이 없는 탄탄한 재무구조의 축적된 선진금융
기법을 바탕으로 예금 고객에게 최고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담겨져 있다.

금융계는 한보.삼미 부도로 인해 일부 은행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악용, 이처럼 비방광고를 통해 예금고객을 유치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제일은행 노조는 최근 일부 은행들이 이같은 행태를 보이자
은행연합회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경영정상화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금융동업자에게 다시한번 아픔을 주는 처사"라며 금융계의 자제를 요청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