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분기중 각 금융기관 외환딜링룸의 성적표는 어떨까.

전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각 은행들은 그다지 큰 "재미"
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환율의 등락폭이 심했던 만큼 득실이 엇갈린 것도 사실이다.

결론은 "개미군단 강세, 메이저 약세".

시티 체이스 산업 외환은행 등 "큰손"들은 "규모는 작지만 이익을 났다"고
밝혔다.

이익규모가 적었던 것은 "환율안정을 바라는 외환당국의 시책에 따라야 할
경우가 많았기 때문"(모은행 L딜러)이라는 것이었다.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도 달러화를 많이 보유할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득을 봤다고 주장하는 메이저은행들 가운데 일부는 10억원대이상의
매매손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등락폭이 20원안팎에 달했던 지난 2월17일과 3월31일 이틀동안 한꺼번에
수억원대의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는 환율상승세가 절정에 달했던 시점인 만큼 롱포지션(달러화 초과
보유상태)이었던 은행들은 고스란히 매매손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외환당국의 "눈치"를 덜보는 종금사 지방은행 중소
규모의 외국계은행 등은 대체로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은행이 외환거래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점도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득을 올렸든 손해를 봤든 이달들어 대다수의 금융기관들은 환율이
급등학하면서 내부 "스탑로스"(달러 급등락시 자동적으로 매매 청산)를 강화
하며 잔뜩 움츠리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의 불안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