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90년대초 서울의 일급주거단지로
꼽혔던 압구정동 반포동 광장동 여의도동 명일동 등이 급속히 쇠퇴하고 있다.

또 그동안 지하철개통, 대규모 주택사업 등으로 주거여건이 대폭 향상된
목동 신정동 도화동 수서동 일원동 구의동 등이 새로운 주거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동산전문지인 부동산뱅크가 90년12월(평당 6백만원이상)과 올 3월말
(평당 8백만원이상)의 아파트매매가(기준평형 30평형대)를 비교한 결과,
지난 7년간 서울의 대표단지가 강남권에서는 외곽지역으로,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역세권지역으로 주거중심지가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경향은 향후 3기 지하철건설 등으로 대중교통망이 광역화되는]
데다 소비자의 주거패턴이 환경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여
서울시내 아파트가격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강남권

현대아파트와 한양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압구정동과 한신타운과 삼호가든
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반포동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이들 지역과 비슷한 시세를 형성했던 외곽지역으로 주거
여건이 쾌적한 개포동 일원동 수서지역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90년초만 해도 평당 가격이 7백만원대를 넘는 고급아파트들이 주로
압구정동과 반포동에 분포돼 있었으나 이들 지역은 70년대 지어진 노후
아파트인데다 인구유입이 많은 대규모 유통시설이 들어서 주거여건이 악화돼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평당 8백만원이 넘는 곳은 구현대아파트 35평형, 구현대조합
아파트 32평형, 한영아파트 31평형, 구현대아파트 35평형, 한신1.2차
31평형 일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개포동과 도곡동 대치동 수서동은 대부분 평당 9백만원이 넘고
있으며 일부아파트단지는 평당 1천2백여만원에 이르는 등 가격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밖에 대규모 녹지공간이나 휴식공간을 끼고 있어 주거여건이 양호한
잠원동 방배동 잠실동 오륜동 가락동 등은 꾸준한 가격상승을 기록했다.

<>영등포.강서권

업무 및 주거중심지로 각광받던 여의도지역이 퇴조하는 대신 목동과
신정동이 지하철 5호선의 개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90년대초 서울서남부의 대표단지를 이뤘던 여의도지역은 아파트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90년대초 평당 7백50만원을 호가했으나 업무 및 상업
시설이 점차 들어섬에 따라 주거여건이 떨어져 이후 가격이 거의 정체됐다.

진주아파트 미성아파트 등 2개 단지만이 겨우 평당 8백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신시가지 1,2,5단지 등 일부단지만이 평당 6백50만원선에 머무렀던 목동과
신정동의 경우는 교육시설과 생활편익시설이 갖춰지고 지하철이 지나게됨에
따라 가격이 급상승, 일부단지는 평당 9백만원을 넘어서 강남권에 육박하고
있다.

<>마포.성동권

변변한 대표단지가 없었던 마포권에서는 지하철 5호선개통과 여의도와
서울도심을 잇는 지리적 잇점으로 도화동 등 역세권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화동 삼성아파트 32평형의 경우 매매가가 2억7천만원(평당 8백43만원)
으로 이 지역의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성동권(광진구 포함)에서는 평당 6백50만원을 호가하며 이 지역을
대표하던 광장동 현대타운의 가격상승이 크게 둔화된 반면 구의동 현대
프라임아파트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광장동 현대타운은 지난 7년간 최고 평당 50만원이 오르는데 그쳤으나
올초 입주를 시작한 현대프라임아파트는 평당 8백75만원으로 강북지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됐다.

<>기타지역

한강변을 따라 재건축사업이 추진중인 이촌동과 녹지공간이 풍부한
이태원동이 있는 용산권은 평당 9백만~1천만원선으로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하계동 중계동 월계동 등 소형아파트밀집지역을 형성하고 있는
강북권은 오름세가 미비한 등 여전히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대단위 삼익아파트단지를 형성, 강동권의 대표단지로 꼽혔던
명일동은 지난 7년간 평당 1백만원미만의 완만한 상승에 그쳤다.

< 김태철.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