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만해도 없어서 구하지 못했던 테헤란로 일대 사무실빌딩의
1,2층이주인을 찾지 못하고 방치되는 숫자가 늘어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강남의 금융중심지인 테헤란로 일대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무실이
모자라금융기관이 완공도 되기 전에 미리 계약금을 주고 4-5개월을
기다려야 1.2층을 구할수 있었다.

그러나 사무실빌딩의 대량 공급과 금융기관의 대거입주에다 경기불황이
겹쳐 임대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신축건물의 1.2층 임대료가 기존 건물의 임대료보다 낮은
가격에 형성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테헤란로 주변 삼성동 일대에는 일정빌딩,승광빌딩,세화빌딩
등 10여개의 빌딩 1.2층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임대되기를 기다리고
있고 일부빌딩은 1층을 일년이상 임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에 한 지방은행을 유치한 S빌딩의 경우 인근 빌딩과
경쟁이 벌어져 임대료를 주변시세보다 훨씬 낮은 평당 1천만원에
임대하기도 했다.

다른 빌딩의 1층 임대료가 1천5백만-2천만원에 이르고 은행의 인테리어가
대단히 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이에따라 지난해와는 반대로 은행이 입주할 건물을 찾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건물주가 은행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상황이 나타나고있다.

이는 각 건물1.2층에 금융기관을 들여야 임대도 잘되고 임대가도 제대로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화상태인 이지역에 들어올 만한 금융기관은별로 없어 보인다.

테헤란로 인근의 한 분양관계자는"이러한 상황은 금융기관의 축소경영추세
로 더욱 심해질 것이며 1.2층에 들어올 만한 업종이 은행과 자동차나 기타
상품전시관 등으로 한정되어 있어 신축건물들은 점점 더 1.2층임대가 어려워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준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