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일산 등 신도시 아파트단지내 상가경기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계속된 경기침체의 여파에다 백화점, 대형할인매장 등 대형 유통
시설이 잇달아 들어서 단지상가를 찾던 수요층이 빠져나가면서 임대료가
급격히 떨어지는 가운데 전층이 텅비어있는 단지상가도 늘고 있다.

특히 단지내 상가번영회를 중심으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지하층이나 지상2,3층 비인기점포의 경우 관리비만 내고 보증금과
월세를 받지 않는 "무임대료" 점포도 늘고 있다.

<>분당

분당초림역 인근에 있는 양지마을의 금호.청구단지상가는 최근들어
블루힐백화점, E마트, 뉴코아, 월드유통 등 백화점과 대형할인매장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상가매물이 쏟아지고 임대료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인기점포인 단지내 1층 코너에 있는 10평규모 상가 임대료는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60만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0~40%정도 하락한 수준에
임대계약이 맺어지고 있다.

또 1층 내부의 경우는 코너상가의 40%~50%정도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하층과 지상2,3층은 관리비만 받고 임대료를 전혀 받지 않고
있으나 상권이 시들해지면서 비어있는 상가가 점차 늘고 있다.

권리금도 1층 코너 10평규모가 그나마 지난해의 절반수준인 5백만~5천만원
선에 유지되고 있으나 나머지 층은 권리금이 실종된지 오래다.

이러한 상가경기침체는 역세권에서 떨어진 곳일수록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효자촌, 푸른마을, 샛별마을의 경우 일부 지상1층의 코너점포를 제외하고
지하층과 지상2,3층의 상가 대부분이 보증금과 월세없이 관리비만 받고
운영되고 수요자가 없어 시세가 사라진지 오래다.

이에따라 점포주들은 분양당시 가격은 커녕 밑져도 팔 수만 있으면 팔고
떠나려고 매물은 쌓여있는 실정이다.

샛별마을 단지내 상가중 1층 제과점이 들어서 있는 10평 남짓한 상가의
임대료는 지난해보다 30%~50% 하락해 보증금 3천만~4천만원에 월세 60~
70만원에 형성되고 있으나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으로 인근 대신공인중개소
측은 내다보고 있다.

지하층과 지상2,3층에 임대를 놓고 있는 임차인들은 2,3개월씩 월세를
내지 못하고 있으나 점포주들은 점포를 떠날 것을 우려해 독촉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산

일산지역의 단지상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1층 코너점포정도만 지난해보다 25%~30%정도 하락한 수준에서 그나마
임대료가 형성되고 나머지 전층의 점포들이 매물로 나와 있어 시세나
임대료라는 말이 사라진지 오래라는게 인근 청구 공인중개소의 설명이다.

후곡마을 청구상가 1층 10평점포의 경우 80만~1백20만원의 월세에 보증금
3천만원에 형성되고 있다.

권리금도 시설비명목으로 최근 2,3년사이에 50%이상 떨어진 7백만~1천만원
선에 형성되고 있으나 나머지층은 권리금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또 백마마을 청구.한양상가 1층 코너점포의 경우 지난해 1천만원정도
나가던 권리금이 2백만~3백만원으로 떨어졌고 임대료도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5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0%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인근 한양공인중개소측은 "인근 대형유통상권으로 수요층을 뺏기면서
임대받은 점포에서 수익을 볼 수 없게 된 상인들이 단체로 점포주에게
임대료를 낮춰줄 것을 항의하는 모습도 종종 볼수 있다"며 "배후단지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상가가 공급돼 그 휴유증을 심하게 않고 있는 것"
이라고 말했다.

<>산본.평촌.중동

산본역을 중심으로 E마트, 뉴코아 등 대형할인매장과 산본민자역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산본신도시 단지상가도 침체되기는 마찬가지다.

상가침체로 권리금이 형성되지 않고 임대매물 등 매물로 나오는 물건들이
공인중개소마다 쌓이고 있으나 찾는 사람이 없어 손을 놓은 상태라고
극동중개소측은 전한다.

백두마을 한양아파트단지내 1층 코너에 위치한 6평규모 상가의 경우
권리금이 없이 임대료가 지난해보다 30%이상 하락한 보증금 2천만~3천만원에
월세 4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범계역을 중심으로 뉴코아, 킴스클럽 등 역세권상권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평촌신도시 단지상가의 임대료도 지난해보다 30%~50%정도 떨어지는
가운데 임대매물이 넘치고 있다.

무궁화마을에서 최고 임대료를 보이고 있는 한양1층 코너상가(10평)의
임대료는 보증금 4천만원에 월세 1백만원선으로 이는 지난해보다 30%~50%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인근 건양상가 번영회는 공동으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해 월세를
30%정도 일률적으로 인하했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