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장기저축이 21일부터 판매됨에 따라 10-15조원으로 예상되는 "자금
대이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여파로 최근의 금리인하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리전망=은행권과 증권사들은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자금이동이 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이동할 것이고 이경우 은행신탁
계정보다는 고유(은행)계정으로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조흥은행이 고객의 성향을 조사한 결과 운영실적에 따라 배당을
주는 신탁계정가입희망자보다 가입시점에서 금리가 확정되는 고유계정으로
가입하려는 고객이 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입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근로자들은 일단 확정금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는게 일선 창구직원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장기적으로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사되기 때문에 신탁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고객들의 계산이 작용했다.

여기다 고유계정에 가입하면 대출을 받을때 신탁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장점도 고려되고 있다.

이처럼 금리가 연 11.5-12%로 확정된 고유계정중심으로 자금이 몰릴 경우
은행들이 이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고금리상품에만 집중 투자할 것이다.

이에따라 비과세장기저축이 금리하락을 저지하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자금이 고유계정으로 몰리고 여기서 대출을 해주면 총통화(M2)가 늘어나
한국은행은 통화관리부담이 커져 긴축을 할수 밖에 없다.

이에 따른 금리상승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일부 종금사는 이와 정반대의 전망을 하고 있다.

박철 한은자금부장은 "은행들이 신탁계정중심으로 자금을 유치하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통화관리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이에 따라 금리가 하향안정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관식 동양종금부장은 "연 11.5%의 확정금리를 주는 고유게정보다 현재 연
14%의 수익률이 예상되는 신탁계정으로 자금이 몰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자금이동방향=자금이동의 경로는 크게 4가지로 예상된다.

첫째가 기존의 과세상품에서 비과세상품으로 이동이다.

개인연금저축이나 금융소득종합과세실시발표이후 자금이동때 보듯이 세금을
내는 정기예금등에 가입했던 서민과 중산층들이 대거 이 비과세저축으로
옮겨올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경로는 비과세상품간 이동이다.

그동안의 세금우대저축가입자는 만기가되는 대로 세금을 다소 깍아주는
세금우대저축보다보다 세금을 전혀 안내는 비과세상품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저축기간이 10년이상인 개인연금저축에서 3년이상만 불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는 비과세저축으로의 전환도 예상해볼수 있다.

세번째 경로는 2금융권에서 은행으로의 자금이동이다.

그동안 종금사나 보험사에 남아있던 중산층의 여유자금이 은행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종금사는 도매금융기관이라 이런 소매형 영업에 경쟁력이 떨어져 비과세
저축에 주력할수 없는 형편이다.

보험사는 확정금리가 은행(연 11.5-12%)에 비해 1%포인트정도 떨어지는
연 10.8-11.25%밖에 안돼 각종 보장성혜택을 내세워 기존 고객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고수익을 포기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년뒤에는 증시자금의 이탈도 예상할수 있다.

증권사는 장기자금을 유치할수 있는 채권형상품은 없고 1년만 세금헤택을
주는 주식저축만 있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면 증시자금의 대거 이탈이
우려되고 있다.

마지막 경로는 단기자금에서 장기자금으로 이동이다.

그동안 CD CP MMF등 2금융권의 단기상품에 만족했던 자금들이 세금혜택을
노려 3년이상 예치하는 비과세상품에 들어오면 시중부동자금들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금융기관들이 장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