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값이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분당.일산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전세값이
한차례 폭등한데 이어 이번에는 목동 상계동 등 서울 일부지역 대단위
단지 아파트 매매가가 두달만에 평형별로 최고 20%까지 급등하는 등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계동 일대에서는 그동안 역세권 아파트 등이 오를때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아파트들의 오름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따라 이지역 부동산업소에는 팔려고 내놓은 매물이 급속히 자취를
감추는 가운데 매도호가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3단지에 위치한 45평형의 경우
매매가가 지난 6월말보다 평균 3,000만~5,000만원 오른 3억7,000만~
4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35평형도 최고 3,000만원 뛰어 2억
9,000만원선에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또 목동 1,4,6단지에 많은 20평형 소형아파트들도 6월경에는 8,400만
~9,100만원선의 시세를 형성했으나 지금은 물건이 품귀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9,500만원 이상을 주어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지역에서 10년째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다는 이모씨는
"지난 두달동안 슬금슬금 오른 가격에 뜸하게 이뤄지던 거래도 이제는
매물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태이며 이렇게 매물이 말라보기는
10년만에 처음이다"고 말하고 "심지어는 교통.입지여건 등이 상대적으로
안좋아 그동안 인기가 없었던 11단지의 전세물건도 지난 27일 부동산
업소에 나오자마자 가격을 불문하고 바로 계약됐다"고 이곳의 분위기를
전했다.

목동지역보다는 덜하지만 상계동 지역도 아파트값이 뛰고 물건이
품귀현상을 보이기는 마찬가지.

중계동 건영백화점 앞에 위치한 롯데 상아 경남아파트 31평의 매매가는
지난 6월말대비 최고 1,500만원 오른 1억5,000만~1억5,5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또 우성아파트 44평의 경우도 2억7,500만원선에서 매매되던 것이
두달만에 3억원까지 뛰었다.

이밖에 상계주공아파트단지의 13~24평 소형아파트들도 300만~500만원
올랐으나 매물이 부족해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매매호가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이번 서울지역의 아파트값 속등이 당분간 서울
및 수도권지역에서는 대규모 신규아파트 공급물량이 없다는 점이
전세값 속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요인과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매물공백 현상이 지속되는한 매매호가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있다.

< 유대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