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벽돌을 대체할 차세대 건축재료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하고도 생산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제품이 사장될 위기에
놓인 업체가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세교세라믹의 김주환사장은 지난 80년대초 시멘트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초경량 세라믹 건축재 연구에 착수, 89년 시제품개발 후 지난해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 완료하고 KS규격 제정까지 마쳤다.

그러나 1천평규모의 시험공장을 가동하며 대량생산체제도 갖추기도 전
자금난에 휘말리면서 지난해 도산하는 비운을 맞았다.

당시 김사장은 부도가 나더라도 생산 공장하나 정도는 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부동산가격의 하락등으로 전 재산이 경매로 넘어가
버렸다.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어 낸 제품을 버릴 수는 없어 그는 최근 경주에
8천평규모의 공장을 경락받아 재기를 꿈꿨으나 공장 인수와 운영에 필요한
1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을 포기해야 할 실정이다.

부도로 전 재산이 경매돼 담보가 없으니 은행은 대출을 꺼릴 수 밖에 없고
특허를 담보로 한 신용대출등 정부가 최근 내걸고 있는 중소기업지원
시책들은 현실에서는 헛구호에 불과했다.

초경량 세라믹은 비중이 0.5cm로 물에 뜨지만 강도는 벽돌과 비슷하고
내부가 진공의 구멍으로 구성돼 방온 방습 방음효과가 벽돌이나 시멘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탁월한 것이 특징.

김사장은 "이제품은 벽돌과 같이 일일이 쌓거나 별도의 마감공사도 필요
없어 공기를 1/3로 단축시킬 수 있고 또한 가벼워 철골 사용량도 크게
줄일 수 있는 최첨단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개발과정에서 만들어진 샘플을 받아 본 일본과 중남미
업체들이 부도가 난줄도 모르고 주문을 계속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사장은 흙 1t을 가공해 제품을 만들 경우 2천달러에 수출이 가능하다며
새로운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정부 관계자나 투자자들이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밝혔다.

[ 대구 = 신경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