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부청사 신축 여부를 둘러싸고 총무처와 서울시간에 논란을 빚어온
광화문 구경기도청사 부지 2천7백여평이 미관광장으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22일 종로구 세종로동 76의2 일대 2천7백4평의 땅을 도시계획시설
(광장)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이곳에는 높다란 정부청사건물 대신 서울시가 주장해온 휴식공간
이 들어서게 됐다.

구경기도청사 부지는 당초 총무처 소유였고 총무처는 이곳에 외무부청사를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북악산-경복궁-광화문을 잇는 수려한 경관을 해친다며 청
사 건축에 반대하고 나서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결국 양측은 작년말 구경기도청사 부지를 서울시 소유의 교통방송 부지와
맞바꾸기로 합의했고 서울시는 도청 터를 광장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시는 이곳을 경복궁 복원계획과 연계, 시민들의 휴식공간 및 만남의 광
장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은 세웠으나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하진 않았다.

현재로선 경복궁 복원에 맞춰 전통궁궐정원으로 꾸미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
다.

궁궐정원은 자연스러우면서 직선적이고 화려한 우리나라 옛 정원의 일종이
다.

서울시에 궁궐정원 조성을 제안한 연세대 유복모교수는 "구경기도청사 부지
에는 인근 경복궁과 어울리는 전통공원을 조성하는게 바람직하다"면서 "2천
평 정도의 땅이면 조선시대 궁궐정원을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총무처는 연내에 토지교환을 끝마친뒤 시공업체를 선정, 내년중 교통
방송건물을 허물고 99년말 완공 목표로 청사 신축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교통방송을 남산 구안기부 터로 옮기게 된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