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에서 프로는 멋있고 화려하다. 그러나 프로 등용문을 통과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프로골퍼도 예외는 아니다.

오픈대회 최종일 최종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5m버디퍼팅을 성공한뒤
환호하는 모습은 어떤 직업보다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뿐이랴.우승상금으로 몇 천만원씩 거머쥐니 프로골퍼야말로 "꿩먹고
알먹는" 직업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법 하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프로골퍼가 그리 만만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국이나 일본 미국등 프로골프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든 나라가 다
마찬가지이다.

프로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한국의 프로선발 과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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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에는 세 부류가 있다.

오픈대회에 나가 경기를 함으로써 삶을 영위하는 프로골퍼, 그 프로골퍼가
되기 직전 단계의 세미프로골퍼, 레슨만을 전문으로 하는 레슨프로골퍼가
그것이다.

먼저 연습장에서 쉽게 볼수있는 레슨프로골퍼에 대해 알아본다.

레슨프로가 되기 위한 자격은 프로골퍼 선발대회 참가횟수 및 골프계에
대한 기여도, 골프이론 숙달 및 레슨 수행능력, 협회 회원으로서 인격
품행에 관한 자질,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 등이다.

선발과정을 보면 1단계로 서류심사를 한다음 심사위원회에서 다시 자격
심사를 하고 협회 이사회에 상정해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종전에는 실기테스트를 통한 단일기준으로 선발했으나 올해부터 실기
테스트를 없앴다.

현재 한국프로골프협회에 등록된 레슨프로수는 130명선으로 80년대이후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레슨프로들은 골프연습장 등지에서 아마추어 골퍼를 대상으로 정식으로
레슨을 할수있는 자격을 갖게 되며 협회에서 지정하는 레슨프로 경기에
참가할수 있다.

다음은 세미프로골퍼.

세미프로골퍼란 한마디로 프로골퍼가 되기 직전 단계의 골퍼를 의미한다.

따라서 세미프로들은 일단 프로골퍼를 꿈꾸고 프로골퍼가 되기 위한
프로테스트에도 몇번씩 응시했다고 보면 된다.

세미프로가 되기 위한 자격은 만35세 미만의 한국남자이면 된다.

세미프로의 선발과정은 레슨프로와 달리 좀 복잡하다.

먼저 1단계로 6개 지부별 실기테스트를 통해 참가인원 비례 약 150명을
선발한다.

2단계는 코치스쿨과 3급생활체육지도자 과정 교육이다.

코치스쿨은 총 60시간이며 골프역사 경기운영론 골프심리학 골프규칙등
주로 골프와 관련된 이론교육을 실시한다.

3급지도자 과정 역시 60시간인데 생활체육론 운동생리학 레크리에이션론등
생활체육관련 이론교육이 포함돼 있다.

3단계로 필기시험을 거쳐 최종적으로 세미프로 자격증을 준다.

세미프로골퍼가 되면 협회에서 지정하는 세미프로 대상경기에 출전할수
있고, 프로골퍼테스트에 참가할수 있는 자격이 있다.

현재 국내 세미프로수는 1,156명으로 레슨프로나 프로골퍼에 비해 월등히
많다.

그만큼 프로골퍼가 되기 위한 대기자가 많다는 의미이다.

95년의 경우 14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평균 7~8회의 응시끝에 프로
골퍼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프로골퍼다.

프로골퍼 시험에는 아무나 응시할수 없다.

세미프로골퍼 과정을 이수한 사람중 두 단계의 과정을 최종적으로 통과해야
프로골퍼가 된다.

프로골퍼가 되기 위한 1단계 과정은 각 지부별 예선이다.

36홀 스트로크플레이를 통해 지부별로 100명 정도의 인원을 뽑는다.

2단계는 흔히 프로테스트라고 불리는 본선이다.

지부별 예선을 통과한 세미프로들이 다시 모여 4라운드 72홀 경기를 치러
합계 8오버파 296타 이내의 선수중 상위 20명을 최종선발한다.

프로테스트는 1년에 두차례 있으므로 해마다 최대 40명의 프로골퍼가
탄생하는 것이다.

96년 1차테스트에서는 모두 15명이 새로 프로골퍼가 됐다.

이들을 포함, 현재 국내 프로골퍼수는 245명이다.

프로골퍼라도 모두 오픈대회에 출전할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골퍼도 또 세가지 부류로 나뉜다.

투어프로 플레잉프로 시니어프로가 그것이다.

투어프로는 당해연도 각종 공식경기에 출전할수 있는 프로골퍼를 말한다.

해마다 성적순으로 150명(후보선수 30명 포함)정도를 뽑는다.

플레잉프로는 프로골퍼로서 투어프로에 선발되지 않은 프로를 말한다.

전년도 성적이 좋지않으면 플레잉프로로 떨어지게 되며 이들은 협회에서
인정하는 플레잉프로 대상경기에만 출전할수 있다.

시니어프로는 프로골퍼중 만50세 이상인 프로를 말한다.

50세가 넘었어도 성적이 좋아 투어프로로 선발되면 각종 공식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협회에서 지정한 시니어프로 대상경기에 출전할수
있다.

국내 여자프로골퍼는 남자와 달리 레슨 세미프로등의 구분이 없이 프로골퍼
하나로 단일화돼 있다.

여자프로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해마다 두 차례 실시되는 응시자교육과
프로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응시자교육은 이론과 실기교육으로 구분된다.

응시자격은 만18세이상 30세미만의 여성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회원
1명과 이사 1명의 추천이 필요하다.

이론교육에서는 최종적으로 골프규칙에 대한 시험을 치르는데 여기서
간혹 떨어지는 선수들이 있다.

응시자교육을 통과하면 프로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3라운드 54홀경기로 치러지며 합계 15오버파 231타 이내면 합격증을 준다.

프로테스트를 합격했어도 바로 오픈대회 출전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협회에서 실시하는 2개월의 연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테스트 합격후 2개월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공식대회에 출전할수 있는
것이다.

또 합격후 1년동안은 국내대회에 의무적으로 출전해야 한다는 단서조항도
있다.

96년도 1차프로테스트에는 모두 66명이 응시해 6명이 합격했다.

이들을 포함, 한국 여자프로골퍼수는 현재 125명이다.

여자프로골퍼들은 전년도 성적에 관계없이 당해연도 모든 대회에 출전할수
있는 자격이 있다.

"한번 프로가 되면 영원히 프로"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