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현재의 여건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여건이 더욱 중요하다.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값이 매겨지는 것이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국토이용계획에 따라 어떤 용도로 사용되고 효용가치가 높은 토지가 될수
있느냐가 가격의 지표가 된다.

그래서 투자를 할때는 항상 미래에 대한 변화를 판단하여 보고 여의치
않을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전남 광주에서 송정리 방향으로 논두렁 가운데에 연못이 하나 있었다.

흔히 방죽이라고 부르는 저수지로 면적이 겨우 200평이었다.

소유주는 김모씨였지만 쓸모없는 땅이라고 판단, 방치해 놓고 있었다.

선대로부터 물려 받았으니 공짜로 아무에게나 줄수는 없는 노릇이고 하여
그냥 놔두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방죽에서 물을 퍼서 사용하여도 물값을 따로 달라 할수
도 없고, 물값을 받는다 한들 몇푼 안되는 액수로 인심 잃을 것이 뻔하여
생각도 해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저수지의 등기권리증은 장롱속에서 잠자고 있어 재산이라는 인식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러나 80년대중반 인근지역에 땅 투기바람이 불어 주변 논밭이 4만~5만원
씩에 거래되자 김씨는 어차피 필요없는 재산이라 생각하여 논밭 값의
반의반도 안되는 가격인 평당 8,000원씩 160만원에 매도하였다.

매입을 한 사람은 인근 부락에 사는 박모씨였는데 박씨는 부동산투자라는
측면보다는 조금 여유돈이 있어 막연히 싼 맛에 소유권을 확보한 케이스
였다.

그후 이 지역에 도로가 생기고 포장되는가 하면 하나 둘 주택이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방죽이 매립되었다.

최근 박씨는 그자리에 점포주택을 지어 위층에 입주했고 1층점포는 임대를
해서 월세수입을 올리고 있다.

버려진 땅이 보배로 변한 경우이다.

이같은 경우는 박씨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다.

특히 개발붐이 일어 국토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땅이든 언젠가는 쓸모있는 땅으로 바뀐다.

버려진 땅이란 없으며 단지 현재의 환경에 따른 효용성이 약하냐 강하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환경이 변하면 그에따라 변화되는 것이 부동산이기때문에 눈 앞의 현실로
판단하려 하지 말고 미래 환경을 기준으로 판단을 하여야 한다.

세월과 상관없이 영원히 존속되는 것이 부동산이므로 미래의 환경여건을
유추해서 파악할수 있을때 투자의 효과를 증대시킬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