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화된 아파트 옵션을 조심하라"

수요자들의 선택폭이 크게 넓어진 아파트 옵션(선택사양)제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옵션이 지나치게 세분화되면서 옵션 등급에 따른 수준차이가 명확지않고
옵션품목도 옵션가격에 끼워맞추기 식으로 선정되고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마감재수준에 따라 대부분 기본형, 9%옵션형 두가지이던 옵션형태가
3%, 5%, 7%, 9%, 15% 등으로 늘어났다.

주택업체들은 3~4개 평형의 아파트를 분양할때 3~4개의 옵션을 적용할
경우 같은 품목이라도 수준에 따라 최고 16가지가 필요해 제대로된 옵션
품목을 조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아래등급의 옵션이 윗등급과 수준차이가 나지 않거나 억지로
옵션가격에 맞춰 상위등급에서 마감재 몇개를 없애는 방식으로 하위등급을
조정하고있는 실정이다.

K건설 관계자는 "마감재품목이 40여개에 이르고 있으나 품질수준은 대부분
기본 고급 등 두가지로 분류돼있어 다양한 옵션에 맞추기가 어렵다"며
"마감재업체와 가격협상을 통해 옵션가격에 마감재를 끼워맞추고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18일부터 분양이 잇따르고있는 시흥 시화지구의 경우는 시흥시에서
분양신청자들의 편의를 위해 세분화된 옵션을 요구하고 있으나 분양에
나서는 업체들은 품목별 옵션적용에 골머리 앓으며 사업승인신청까지
늦추고 있다.

해당지역의 분양가능성과 업체에 따라 옵션수준이 달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수요자들의 혼돈과 피해를 없애기 위해서 옵션등급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