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와 관련된 모든 상담을 해드립니다"

동양그룹 종합금융상담센터의 고성일 상담역(34)이 설명하는 자신의
직업이다.

그래서 그의 직업은 재무설계사(Financial Planner)다.

재무설계사는 돈을 어떻게 굴리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에 대해 조언해준다.

또 주택마련 자녀교육비 자녀결혼자금 노후생활 긴급예비자금 등 평생에
걸친 자금설계도 해준다.

미국에서는 일정한 자격시험을 치르는 재무설계사가 일반화됐있다.

그가 재무설계사라는 생소한 직업의 세계에 뛰어들게된 계기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다.

96년 금융소득종합과세실시를 앞두고 지난해 돈많은 개인들의 상담이늘자
동양그룹차원에서 거액자산고객을 위해 강남에 종합금융상담센터를 만들었고
그가 상담팀에 합류하면서부터 증권맨에서 재무설계사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동양그룹 종합금융상담센터는 지난해 12월과 올1월 두달간 60여명의 고객
으로부터 4백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중 고상담역은 30명의 고객한테 상담센터가 거둔 자금의 절반인
2백억원을 혼자 유치했다.

그의 고객은 주로 수십억원의 고객이지만 1백억원가량을 위탁해서 운영해
주도록 한사람도 있다고 귀뜸한다.

그는 이미 지난 90년 동양증권채권부에 근무하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의
매매업무에서 동양증권의 CD매매실적 1천억원중 개인고객에게 약8백억원을
혼자서 팔기도 했다.

이런 업적덕분에 그는 그룹종합조정실장에게직접 발탁돼 종합금융센터에
"특공대"로 파견됐다.

그가 이처럼 발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채권부에서 익힌
금리감각덕분이다.

각 금융권 금융상품들의 금리구조와 예측을 늘하고 다녔기 때문에 금리
민감시대에 적응이 쉬었고 고객에게 생생한 설명이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고상담역은 자신의 능력보다는 종합금융센터의 장점때문이라고
겸손해 한다.

동양그룹은 그룹내에 증권 투금 보험 카드등 9개 금융회사를 보유한
금융그룹이다.

이들 금융기관이 모여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시너지효과를
거두기가 쉽다.

그가 "동양투금에서 종합상담센터에 파견나온 김윤희 상담역과 동양생명
출신의 박의근 상담역 등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가 고객을 대하는 원칙은 "회사의 이익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것.

계열금융기관중 은행이나 투신이 없지만 고객이 안정적 자금관리를 위해
은행을 원하거나 종합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5년이상 보험상품을 희망하면
기꺼이 이들 금융기관상품의 특성을 설명하고 소개도 해준다.

회사입장에서는 고객을 뺏기는 결과가 되지만 고객에게 이익이 된다면
그길을 택한다.

그러나 그는 이처럼 솔직히 상담해주면 언제가는 은행이나 보험으로간
고객이 자신에게 되돌아 온다고 확신하고 있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