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21일
노씨 비자금중 일부가 전두환전대통령으로부터 인계된 자금임을 확인, 정확
한 유입액수와 경위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안중수부장은 이날 "노씨가 대국민사과 성명에서 밝힌 5천억원에는 노씨 취
임전 조성한 비자금도 포함돼 있다"며 노씨 비자금에 5공 비자금이 유입돼
있음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에따라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노씨와 이현우전청와대경호실
장을 상대로 5공 비자금 유입규모와 경위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는 한편 전씨
에 대한 소환조사도 검토중이다.

검찰은 그러나 노씨가 취임전 받은 돈은 대통령 직무와 관련이 없는 것인만
큼 뇌물로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노씨 비자금 조성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김종인전청와
대경제수석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전수석을 상대로 6공 당시 경제수석으로 있으면서 대형 국책사업
의 발주와 관련, 기업체 총수와 노씨를 연결시켜 준 사실이 있는지등 노씨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김전수석이 차지한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 중점조사했
다.

검찰은 또 김전수석이 이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뇌물을 챙겼는지 여부와 지
난 93년 김전수석이 2억1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동화은행 비자
금 사건과 관련, 추가 혐의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김전수석이 최소한 3~4명의
기업인들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아 노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을 확보한것으
로 알려졌다.

김전수석은 지난 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과 관련 당시 안영모행장으로부
터 2억1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
년을 선고받은 뒤 지난 8월 사면됐었다.

검찰은 이와함께 석유개발공사가 발주한 석유비축기지 건설공사 수주비리와
관련, 삼부토건 조남원사장을 이날 오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조사장을 상대로 지난 91년 유개공이 발주한 5개 석유비축기지 공사
에 참여한 대형 건설업체들이 유각종 당시 유개공사장을 통해 노씨에게 전달
한 돈의 규모와 제공 경위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관계자는 "대형 이권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노씨에게 돈을 전달한 기업인
들에 대한 조사는 노씨 비자금의 총액규모와 뇌물성여부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각종 이권사업 수주시 리베이트 명목으로 전달된 돈의 총액
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노씨 비자금의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 지금까지 소환한
36개 기업체 총수외에 10여개 기업체 관계자들을 추가로 소환할 방침인 것
으로 알려졌다.

<윤성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