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영상산업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국영화 제작편수를 늘리고 투자형태도 공동제작에서 전액투자로
바꾸는가 하면 해외합작영화 추진, 극장.배급망확충 등 영상산업
강화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전액투자방식의 도입.대우가 제작비전액을
투자키로 확정한 영화는 이명세감독의 "지독한 사랑"(씨네2000)과
김영빈 감독의 "나에게 오라"(선익필름)등 2편.

여기에 신인 임종재 감독의 "사랑을 쏘아라"(가제)등 1~2편을 추가할
방침이다.

"지독한 사랑"은 대우가 씨네2000(공동대표 이춘연.유인택)과
장기수급 계약을 맺고 착수한 첫작품.

30대 유부남교수(김갑수)와 미혼여기자(강수연)의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담는다.

24일 부산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촬영에 들어간다.

"나에게 오라"는 송기원씨의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를
각색한 것.

박상민 김정현 주연으로 11월초 크랭크인 된다.

대우는 지난해 "커피 카피 코피"에 전액투자했으나 참패했다.

그럼에도 불구, 다시 "모험"에 나선 것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회복한데다 씨네2000의 기획력을 믿는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우가 올들어 제작에 직간접으로 참여한 영화는 약 20편. 지난해의
2배수준이다.

현재 "꽃잎"(미라신코리아.장선우 감독)과 "영화 전태일"(기획시대.
박광수 감독)을 공동 제작중이며, 정흥순 감독의 "현상수배"(인토문화)등
몇편을 더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개봉된 영화는 "꼬리치는 남자" "손톱" "남자는 괴로워"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등.

비디오및 케이블TV 판권구매를 통해 참여한 작품은 "테러리스트"
"헤어드레서"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와 제작중인 "런어웨이"
"리허설" 등이다.

해외합작영화 추진도 눈길을 끄는 대목.미국 MPCA와 공동으로
"아메리칸 드래곤"을 만드는 것.

대우는 제작비의 절반을 투자해 수익금을 나누고 한국내 배급을
맡게된다.

"투캅스"로 미국팬들에게 잘 알려진 박중훈이 주연을 맡아 동양계
수사관으로 활약하며 미국인 수사관에는 할리우드의 간판급 배우가
캐스팅될 예정.

11월초 LA에서 촬영을 시작해 96년여름 개봉할 계획이다.

대우는 또 배급망구축과 극장체인화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극장의 1관을 장기임대한데 이어 지난달 씨네하우스를
300억원에 인수한 대우는 98년까지 전국에 10개 영화관과 25개이상의
상영관을 확보, 제작.배급.상영 체제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