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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외개방 전망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주제로 한 제5회 북한경제
국제학술회의가 25일 호텔롯데 사파이어볼룸에서 개최됐다.

한국경제신문사 북한경제연구소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연구센터
가 공동주최한 이날 학술회의는 오전 회의에서는 ''전화기에 선 북한경제''
''북한 대외개방정책의 현황과 전망'' ''사회주의권의 개혁.개방유형과
북한의 선택''등을 논의했다.

또 오후 회의에서는 "북한경제의 개방성과 전망" "북한의 개방정책과
동북아의 경제협력" "북한의 대외교역체계의 변화와 남북교역제도"등에
대한 주제발표가 각각 있었다.

참석자들의 열띤 분위기속에 종합토론으로 종료된 이날 회의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정리=박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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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방정책 현황과 전망 ]]

에이든 포스터 카터 <영국 리드대 교수>

북한경제는 결코 완전한 자립경제가 아니다.

과거에도 북한경제는 자력갱생하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경제는 완전히 폐쇄되지도 않았다.

계속적으로 외국과 무역거래를 해왔고 원조를 받기도 한다.

단지 서방과의 예비접촉이나 합작사업과 같은 새로운 변화가 없었을
뿐이다.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이슈는 경제개혁이지 개방이 아니다.

중국과 베트남등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우에도
경제개혁없이 곧바로 개방을 추진했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또 북한과는 달리 농업이나 대외무역부문에서 시장의 힘을
부분적으로 허용해 왔다.

어쩌면 북한은 개방을 추진하는 척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급격한 붕괴를 피하기 위해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상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북한이 그들의 적을 상대로 일종의
구걸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경제정책등의 획기적인 변화없이도 쌀과 경수로와 같은 원조를
적들로부터 얻어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대외개방정책의 전망이 전적으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현재 북한에서는 개혁과 저항이 모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특이하게도 저항은 최고위층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은 김일성 사후에도 여전히 개혁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개혁이 일어나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밖으로부터 중요한 변화의 물결이 흘러들어 왔다.

그것이 처음에는 조총련에 의해 개척됐다면 지금은 나진선봉자유지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에서는 내부적으로 개혁세력과 강경보수세력간의
논쟁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당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최신호에서 개혁주의자들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논문을 실었다.

이는 양세력간의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특히 강경파들의 격앙된 목소리는 그들이 동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의 개혁은 아직도 요원하다.

북한경제개혁의 진전은 경제특구의 설치,국내경제에서 시장경제요소의
허용과 같은 척도로 평가할수 있다.

북한은 외국인투자에 관한 여러가지 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북한정부는 밀수등에 여전히 개입하고 있으며 아직도 서방은행에
대해 20년된 외채를 갚지않고 있다.

이는 상대국들이 북한을 신뢰할수 없도록 만들어 북한을 협력파트너로
삼는 것을 거부하게 만든다.

북한정부는 자신들의 과실과 물자부족을 인정해야만 한다.

군비축소도 이시점에서 상징적으로 의미가 클 뿐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진실한 개혁의 신호가 될수 있을 것이다.

북한에서는 동독 스타일의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중국처럼 개방을 통해 외국자본을 점진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