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컨설팅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는 "부동산을 사두기만 하면 돈이 된다"는 예전의 부동산개념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동산 소유의 개념이 퇴장하고 주택 토지등 국내부동산시장의 안정기조가
정착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주택시장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일부를 제외하고는 아파트미분양사태가
심각하고 기존 주택의 매매도 쉽지가 않다.

토지시장의 경우에도 지난 9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가까이 지가가
마이너스상승률을 기록하다 올들어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미등세로 반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부동산실명제와 토지종합전산망이 올해부터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투기는 물론이고 보유자체가 어려워 지고 있어 부동산의 적절한
활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컨설팅업이 신종업종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부동산만을 컨설팅
하는 업체가 잇달아 생겨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이란 부동산의 입지여건 행정절차 수요조사등 제반여건을
분석, 토지등 해당 부동산의 최대로 가치를 높일수 있는 활용방안을
부동산소유자에게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컨설팅업체가 늘면서 사업타당성조사 기획등을 주로하는
단순컨설팅에서 설계 시공사선정 분양대행 사후관리를 일관 턴키베이스로
수주하는 종합컨설팅까지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업체들이 종합컨설팅을 표방하면서도 분야별로
전문분야를 특화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상가 백화점등 상업및 유통시설을 전담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실버시설
및 레저시설, 재개발.재건축 일반아파트등 주거용시설, 주상복합건물등
도시형부동산등의 분야별 전문업체가 많아지고 있다.

국내부동산시장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해외부동산이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등장, 해외부동산의 알선을 전담하는 업체들도 늘고있는 추세이다.

이들 해외컨설팅업체도 미국 중국 호주 동남아등 지역별로 전문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외국부동산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현지의 투자정보를
수집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함께 여유토지의 활용방안 마련이 핵심이던 부동산컨설팅 업무영역이
도심재개발, 토지매입입찰을 위한 컨설팅, 사회간접자본(SOC)개발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IIMC, 다국적 부동산컨설팅그룹인
컬리어스 자딘등이 최근에 국내에 진출했다.

또 다국적 기업인 존스랭우턴 리처드엘리스를 비롯 미국 일본등의 주요
부동산컨설팅업체들도 내년 국내 부동산시장개방을 앞두고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멀지않아 국내 부동산컨설팅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하지만 부동산컨설팅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문인력부족, 부동산컨설팅제도의 법령미비등이 부동산컨설팅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 부동산컨설팅업체들이 건설업체나 대형토지소유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있어 중소형토지에 대한 컨설팅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데다 컨설팅
비용산정방식이 업체마다 달라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 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