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러가치가 10일만에 다시 1백엔밑으로 추락, 단기급등에 따른 강력한
조정기를 거쳤다.

달러는 지난 21일 뉴욕과 런던시장에서 장중 한때 97엔선으로 폭락했다.

이날 뉴욕시장의 종가는 98.65엔으로 전날의 1백2.65엔보다 4엔이나
떨어졌다.

마르크화에 대해서도 전날의 달러당 1.46마르크선에서 1.42마르크로
추락했다.

달러는 그러나 22일 도쿄시장에서 일본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으로
오후3시현재 100.00엔을 기록, 하룻만에 다시 1백엔선으로 회복됐다.

대부분의 외환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을 달러의 상승기반 다지기로 해석한다.

달러가 90엔밑으로 추락하면서 슈퍼엔고가 다시 나타날 것임을 알리는
신호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너무 짧은시간에 너무 급하게" 오른데 따른 반작용일뿐 달러상승
이라는 대세에 마침표가 찍힌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달러는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약2개월반동안에 달러당 84엔선에서 1백4엔
으로 상승, 2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분석은 달러폭락후, 미일정부가 취한 행동으로 곧 뒷받침됐다.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은 뉴욕시장에서 달러가 장중 한때 97엔선까지
떨어지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강한 달러를 원한다"는 종전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또 전날 프레드 버그스텐 미국제경제연구소(IIE)소장의 "미정부내에
강한 달러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강한 달러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미국의 입장천명에 이어 일본은행은 시장
개입에 바로 나섰다.

일본은행은 40억~50억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투입, 달러를 1백엔위로 끌어
올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달러가 매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2개월동안처럼 급박하게 오르지는 않는 대신 완만한 속도로 서서히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도이치은행 뉴욕지점의 마크 찬들러 환율분석가는 이번 달러폭락이 급등에
따른 조정이라고 지적하면서 달러는 다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미메릴린치증권의 웨인 그리걸 외환국장의 견해도 비슷하다.

"기본적인 경제상태로 볼때 달러가 더 떨어질 이유가 없다. 장기적으로
달러는 올라갈 것이나 1백4엔대로 회복되려면 몇주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투자금융사인 미베어스턴스의 존 라이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진작부터
달러가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보았다.

단지 이번에 달러가 한번에 너무 큰폭으로 떨어진 것이 다소 의외"라고
촌평한다.

달러가 갑자기 대폭 하락한것은 여러가지 요인들이 하나로 뭉쳐 바깥으로
한꺼번에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이 계속 강한 달러를 원한다고 하면서 실제 행동을 취하지 않은데 따른
시장의 실망감, 미흡한 일본경기대책, 버그스텐소장의 달러고반대발언등이
달러폭락의 주요인이었다.

미의회와 행정부간의 대립으로 재정적자감축논의가 지연되고 이탈리아는
유럽단일통화에 참여할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한 독일관리의 발언에
따른 마르크화강세도 빼놓을수 없는 요소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의 급등세로 볼때 조만간 하락조정을 받을 것으로
여겨졌던 달러가 이같은 악재의 동시 분출로 "예상대로" 한차례 조정을 겪은
것이다.

달러가 앞으로 오르기는 하겠지만 급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미국과 독일의 지원사격없이 일본만 고독하게 시장개입중이고 미국내에서
달러회복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고 미쌍둥이적자(무역및 재정적자)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