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들이 통신사업진출을 위해 맹렬히 뛰고있다.

기아 한화 금호 효성 고합 아남 한솔 해태 일진등 중견그룹들은
정보통신부의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을 통신사업에 진출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 전담추진팀을 발족하고 정보수집에 나서는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삼성 현대 LG 대우등 재계의 빅4가 PCS사업권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빅4의 틈새에서 PCS사업권에 도전하거나 국제전화,
TRS(주파수공용통신)쪽을 겨냥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특히 국제전화나 TRS사업 진출을 노리는 중견그룹들은 빅4와의 싸움이
아닌이상 비슷한 규모의 그룹간 힘겨루기에서는 결코 지지않는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그룹가운데 금호는 독자적으로 PCS사업권 도전을 공식화했으며 효성도
중견기업들로 연합컨소시엄을 구성, PCS사업 진출을 추진중에 있다.

고합은 현재 국제전화와 PCS 양쪽을 겨냥해 이용석 (주)KNC사장을
단장으로한 30명의 통신사업추진단(가칭)을 구성, 사업성검토와 그룹의
통신사업추진방향및 투자분야 물색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그룹들중 기아 아남 한화는 TRS, 일진 한솔 해태는 국제전화 사업권에
각각 도전장을 던져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3파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추가참여 기업들도 상당수에 달할것으로 예상돼 누가 사업권을
따낼지 주목되고 있다.

국제전화쪽에 참여키로한 한솔제지는 정보통신사업단을 발족시키고
관련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소시엄구성을 위한 사업설명회에 들어갔다.

이회사는 또 계열사인 한국마벨을 통해 모뎀업체인 한화통신을 인수,
통신장비제조와 서비스의 수직적결합에 의한 급성장을 추진하고있다.

(주)일진은 지난달 통신사업기획단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국제전화사업권
도전에 뛰어들었다.

이회사는 각종 통신장비를 생산해온 경험을 살려 유선전화분야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은 삼성전자에서 기술분야 전문가를 영입, 영업 기술담당 50명으로
구성된 기획단을 위해 서울 강남에 별도 사무실을 마련, 사업계획서 작성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태는 지난해 인수한 오디오전문업체인 인켈을 중심으로 국제전화사업
진출을 검토중에 있다.

TRS도 벌써 사업참여업체들간에 치열한 물밑접전이 한창이다.

기아의 경우 이미 LG전자 대한통운 지방중소기업등 60여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라는 공식발표와 함께 TRS쪽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회사는 디지털TRS시스템 기술을 갖고있는 미국 모토로라사를 컨소시엄에
참여시킨다는 방침아래 협의를 진행중에 있다.

또 이미 2년전부터 TRS사업참여를 공식화해온 아남의 각오도 대단하다.

합작투자회사인 미국 지오텍 커뮤니케이션사를 기술제휴사로 잡은
이회사는 오래전부터 TRS참여를 준비해 온탓에 어느 기업에도 지지않는다는
자신감으로사업권쟁탈전에 참여하고 있다.

아남은 전자 통신부품 운송회사 지방방송사 무선호출업체등 30여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화그룹도 TRS사업진출을 공식화하고 컨소시엄구성에 착수했다.

중견 중소기업 20-30개사정도를 영입할 계획이며 시스템 공급업체로
미국의 에릭슨US사와 협의를 거의 끝낸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그룹들이 PCS사업권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것과함께
중견그룹들간의 국제전화및 TRS사업권 쟁탈전도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형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