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처는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는 원자력 및 기초과학
분야 현안에 그 어느때보다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과기처에 최근가지 접수되 의원들의 요구자료는 8백30여건.

이 가운데 절반이상이 원자력 분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제기될 원자력과 기초과학 현안은 다양하다.

우선 지난 7월 원자력연구소 이병영원전프로젝트그룹장의 전격해임과
관련, 대북경수로지원에 있어서의 내부 불협화음이 29일 원연을 대상으로한
국감에서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원자력원구소와 한전간의 마찰이 원인이 돼 발생한것으로 알려진 이박사의
보직해임은 한국표준형 경수로가 관철될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했다.

원전의 핵심기술인 원자로계통설계능력을 보유한 원연이 대북경수로지원의
주계약자로 참여해야 한국표준형 경수로를 건설할 수 있다고 평소 주장해온
이박사의 보직해임은 정부가 이박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연은
하청업체에 불과하다''는 한전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비쳐졌던것.

원연과 한전의 갈등은 최근의 원전설계전문업체 설립추진에도 또 다시
불거져 나와 의원들은 감사에서 원전사업에 대한 정부의 교통정리방안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 발생 한달뒤인 지난 7월말께 밝혀진 고리원전의 방사능유출사고도
전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킨 사안인 만큼 10월4일 고리원전에서 진행괼
국감에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핵폐기물 운반과정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관리소홀로 인하 인재라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이 사고의 1차 책임은 발전소 운영을 맡은 한전이 져야하지만 안전관리의
이행여부를 감시하는 과기처와 원자력안전기술원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영광원전 온배수문제도 이번 국감의 현안중 하나이다.

어민들의 보상문제가 걸려있는 민감한 지역민원성 시안이어서 원전건설을
허가해 준데 대한 책임추궁이 강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01년까지 1천2백억원을 투입하는 대형프로젝트로 추진중인 핵융합
개발계획도 일부 과학자들에 의해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라는 지적을
받고있어 실현가능성및 게획안 마련을 위한 의견수렴 과정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삼대통령이 최근 설립의지를 밝힌 기초과학연구기관인 고등과학원의
설립형태에 대해서도 이의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것으로 보인다.

기존 기초과학연구기관을 확대하는 것이 신설보다는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것이 일부 학계 및 연구계의 지적이다.

과기처는 이에따라 원자력실과 연구개발조정실을 중심으로 연일 대책
회의를 갖는등 예상 질의답변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정근모장관이 핵물리를 전공한 기초과학자이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원자력전문가여서 이들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공세를 큰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과기처 간부들은 낙관하는 모습이다.

안면도 사태까지 경험하는 등 원자력으로 산전수전 다겪은 정장관이 자신의
전공분야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적인 공세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가
궁금하다.

한편 이번 과기처국감에서 종합감사(10월14일)와 함께 진행될 산하기관
감사대상으로는 원연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등 원자력 관련기관을 비롯한
기상청(27일)과 한국기연구원(29일) 한국전기연구소(10월14일)등이 선정됐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