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KIET)은 22일 호텔롯데에서 국내외 석학들을 초청,
광복5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산업발전의 정치경제학"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폴 크루그만 미스탠포드대교수 앨리스 암스덴 MIT교수 김수용서강대교수
안충영중앙대교수등 4명이 주제발표를 했다.

주제발표후에는 이석채재정경제원차관 곽승영 미하워드대교수 이경태
KIET부원장등이 발표내용에 대한 토론을 가졌다.

이날 크루그만과 김수용교수는 "동아시아의 경제성장" 암스덴과 안충영
교수는 "한국 산업발전에서 정부와 시장의 역할"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다음은 그 주요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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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 서강대 교수 >

[[[ 기술진보.생산성향상 ''주요요인'' ]]]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지역의 경제성장은 자본과 노동 투입량의
증가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기술진보에 따른 생산성의 증가에서
비롯된 부분도 많았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국가의 경제성장이 요소투입량의 증가에만 의존한
것이었다면 30년이상을 다른나라보다 2~3배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 불가능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등 동아시아 산업발전의 특징은 <>제조업부문의 빠른 성장
<>수출에서 차지하는 공산품 비중의 급격한 증가 <>높은 저축율과 투자율에
의한 "선순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의 경제성장을 사회주의국가의 초기경제성장과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다.

동아시아에서 성공적인 산업발전을 평가하는 시각은 크게 보아
<>시장원리를 중시해 정부의 계획과 간섭을 가능한 한 억제한 결과라는
견해와 <> 정부가 유망산업을 선정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라는
견해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성공의 기본원천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정책에
기인했다기보다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선별적으로
개입한 때문이었다.

정부의 선별적 보호와 특정산업에 대한 지원이 끊임없이 있어 왔지만
다른 개도국에서와는 달리 항상 세계시장에서의 경쟁가능성이라는 기준을
적용 유지해 왔다.

이 경우 정부의 개입은 올바른 성장전략을 선택하고 이에 부합하는 정책을
편 것으로 평가돼야 한다.

신흥공업국가들 중에서 한국과 대만에서는 개발 초기의 적극적인
산업정책이 성장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한국에서 정부의 개입정책이 가장 두드러졌던 시기는 73~79년으로
중화학공업육성을 위한 대대적인 개입이 있었지만 개업정책을 계속 유지되지
못하고 대대적인 조정과정을 거쳤다.

이들 두 선두주자의 성공은 수입대체공업화가 개도국발전의 기본전략이
되어야 한다는 60년대의 분위기 속에서 과감하게 외부지향적인 전략을
추구한데 기인한다.

향후에도 경쟁에 근거한 산업정책이 유지되고 국내외 요인에 의해 거시적
안정이 흔들리지 않는 한 동아시아 경제성장은 21세기에도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