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품질관리운동인 "1백PPM"운동이 국내에 확산되고 있다.

몇해전까지만해도 제품불량율관리를 1백개중의 몇개식으로 퍼센트개념하
에서 했다.

A제품은 불량율이 2%, B제품의 불량율은 3.5%, C제품은 1.7%씩으로 표현
했다.

이것이 요즘에는 "1백만개중의 몇개" 하는 PPM(Particle PerMillion)개념
으로 바뀌고 있다.

1백만개중의 50개의 불량이 있으면 50PPM, 67개의 불량이 있으면 67PPM,
85개가 불량이면 85PPM으로 부른다.

1백PPM운동은 말하자면 1백만개중 1백개 즉 1만개중 1개만의 불량을 허용한
다는 품질관리운동이다.

이 새로운 1백PPM운동이 기존의 우리에게 낮익은 QC,7QC,VE등 여러가지
품질관리개념을 대체하고 있다.

기업들의 얘기가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점차 질을 더 중시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또 제품의 형태가 복합적이고 다기능화해 가기 때문에 완제품생산을 위해
관련업체간 협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시장상황은 무한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제품의 품질관리가 기업 사활의 문제라는 것이다.

품질은 고객의 결정한다.

그리고 기업은 품질이 결정한다고 말한다.

소비자가까다롭기 때문에 일본은 품질운동이 잘 돼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국내상황도 멀지않아 일본같이 바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국민의 소득수준이 계속 높아질 것이고 가격도 가격이겠지만
점차 질을 더 따지게 될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고객의 변화를 빨리 간파한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국내 기업
으로서는 가장 먼저 91년부터 1백PPM개념으로 품질관리를 시작했다.

시기적으로 자동차 수출이 급신장한 시기로 아마 외국 고객을 염두에
두었을지 알수 없다.

어쨋든 자동차 1대를 만드는데 대략 3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 많은 부품을 조립해 만든 완성차의 불량이 낮으려면 개개 부품의 불량이
극도로 적어야 한다.

그런데 부품의 불량율을 예를 들어 퍼센트개념으로 몇백개중의 몇개
이하식으로 관리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아마도 최종 조립생산라인을 나온 차 마다 적어도 몇십가지씩은
손을 다시 봐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차에 내장된 수만가지 부품중 상당수가 품질이 떨어진 것일수
있기 때문이다.

조립라인에 투입되기전에 불량품으로 체크해야 했는데 이체크에서 빠져
나간 불량품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품이 나온후에도 손을 더 봐야 하고 한국인의 고질적인 습관인
것처럼 지적받는 "끝마무리가 시원치 않다"는 결과를 빚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현대자동차가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PPM부품
관리운동이 성과를 거두고 이것이 알려지면서 정부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
했다.

그리하여 지난해말 기준 국내서 1백PPM운동을 펴는 기업은 모기업 31개에
협력업체 7백개로 늘었다.

금년들어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자총협회등 경제
5단체의 협조에 힘입어 현재 63개 모기업에 1천6백여 협력업체가 1백PPM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1백PPM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공진청 관계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1백20개
모기업에 5천여개 협력업체가 이운동을 실천하게 되면 공산품의 품질이 세계
일류 수준이 될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통신기기 메이커인 미 모토로라의 알려진 품질불량율은 40PPM수준이고
도요타자동차는 50PPM 수준이라고 한다.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등은 이미 1백PPM이내 수준의 품질관리기업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과인지 이 분야 수출이 우리경제를 이끌고 있다.

그런데 1백PPM운동은 단순히 품질향상에만 의미가 있지는 않다.

모기업과협력업체의 공동노력, 기업경영층과 종사의 합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또 사람 자재 제조방법 기계설비가 함께 고려될때 달성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수많은 생산공정중의 한 부문에서 일하는 종사자 개인이 자기가 하는 일을
경시하면 달성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사장은 직원들에게 "작은게 크다"고 외친다고 말한다.

모기업의 의지, 협력업체의 협조, 종사자의 의식, 작업현장의 설비, 산업
현장의 평화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야 한다.

그래서 1백PPM운동을 품질"관리"운동이 아니라 품질"문화"운동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앞으로의 국가사회의경쟁력은 "문화"가 좌우한다는 말이 새롭게 느껴진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