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은 주변의 악재를 상쇄할수 있는 호재를 찾아내 주어진 여건
에서 최대의 효과를 얻을수 있도록 하는데서 출발한다.

서대문구 대신동 90의1 100평 한옥을 헐고 지하1층 지상3층의 근린생활시설
을 지은 함순효씨(37)는 이러한 의미에서 부동산개발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함씨의 구옥은 세브란스병원에서 금화터널로 이어지는 고가도로의 끝부분에
위치, 근린생활시설지로 부적합한 것은 물론 경사길을 올라가는 차량들이
뿜어내는 매연으로 주거용으로도 적합하지 못했다.

함씨는 지난 93년 11월 개발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컨설팅회사에 자문을
구하게 됐는데 용역을 의뢰받은 한국부동산컨설팅측은 이 지역이 금화터널
입구를 향해 올라가는 도로변에 위치, 주택지로는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성산대로가 지역을 양분화하고 금화터널이 전방을 막아버려 상권형성도
어렵다고 봤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에도 불구, 한국부동산컨설팅측은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에 주목했는데 이곳이 금화터널 진입로 입구에 있어 50m 높이에 위치한
이화여대후면이 올려다 보여 조망권을 살릴수 있고 오른쪽으로는 연세
어학당이 있어 자취및 하숙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국부동산컨설팅측은 상식적인 기준으로는 사업성이 없지만 이지역의
이러한 장점들을 잘 활용,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상가건물을
짓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따라 총공사비는 보통건축비용보다 1억원이 더 들어간 5억원을 투자,
최고급인테리어로 내부를 마감하고 건물의 용적률을 조금 줄이는 대신
주차장을 넓히고 건물외형은 웃고있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함씨는 지하1층에는 주변의 고급주택가를 겨냥, 여성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겸비된 귀금속공예학원을, 지상1층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카페를, 지상
2~3층은 독신교수와 외국인을 위한 원룸주택을 만들었다.

함씨가 부동산개발로 가장 큰 효과를 본것은 이 건물이 독특해 주변의
명물로 알려져 땅값도 개발이전보다 평당 2배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