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헌 <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 >

[[[ 자동화산업 ]]]

우리나라 제조업의 SDP를 취업자수로 나눈 제조업 명목 생산성(92년도)은
일본의 21%(91년도)에 불과하다.

이것은 생산및 유통 과정의 자동화 수준차에 기인한 바 적지 않다.

우리 기업이 외연적 설비 확장을 왕성하게 하고 있던 60년대부터 일본은
고성장하에서 노동력부족을 겪는 가운데 생산성 향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자동화 산업이 일찍부터 발전해왔다.

NC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CAD.CAM 자동창고 등으로 구성되는 자동화
산업에서 일본은 세계 생산액의 36.5%(90년도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1.1%(90년도 기준)로서 일본의 3%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 수준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비록 최근들어 NC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자동창고및 물류기기의 생산
기술은 일본 기술의 도입을 통해 일본의 60~80%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CNC
장치, 각종 모터 인버터 공정베어시스템(DCS), 유공압기기 등의 자동화
핵심부품 기기 분야는 일본의 50% 수준을 밑돌고 있다.

특히 PLC및 CIM등 자동화 시스템 관련 분야에서의 수준차는 더욱 벌어져
있다.

최근들어 우리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 수단으로 자동화 기기의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87년에 약 6,000억원에 불과했던 우리 자동화 산업의 시장 규모가 93년
현재 약1조4,000억원으로 2배이상 확대되었다.

그리고 2000년에는 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화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시장 기반이 조성되고 있다는 청신호이다.

앞으로 우리 기업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자동화 산업의 발전수준은
멀지않아 판가름날 것이다.

한일간 자동화 산업의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일본 일변도의 의존관계를 줄이고 유럽(독일 이탈리아)이나 미국 기업으로
기술및 부품 도입선을 다변화해야 한다.

유럽은 시스템화나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미국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일본과 경쟁적이거나 우위에 있어 이들 국가로 도입선을 다양화시켜야
신기술 도입이 용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필요하다.

비록 G7과제(첨단생산시스템)나 중소기업 자동화 지원 정책이 시행되고
있긴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로서 다각적인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는 선진
각국에 비해 기술개발 촉진등 공급 기반의 확대와 국내 수요 기반의 확충면
에서 여전히 미흡하다.

핵심 부품 개발의 한일간 협력이나 일본 기업의 유치도 적극적으로 모색
해야 한다.

또한 자동화 산업은 지식 집약형 산업인 까닭에 전문 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