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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어버이날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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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님은 날 낳으시고 어머님은 날 기르시니/두분 곧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아 있을까/하늘같은 가없는 은덕을 어디 대어 갚사오리"

    부모의 자식에 대한 은덕은 송강 정철의 이 가사 내용처럼 끝없이
    드넓다.

    부모는 온 심혈을 기울여 길러놓은 자식으로부터 홀대를 받는다
    하더라도 자식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또 극단적인 경우에는 부모가 목숨이 붙어 있는한 자식을 지키고자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다.

    반면에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은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을 한치도 쫓아가지 못한다.

    "명심보감"에는 그러한 부모-자식관계를 지적한 대목이 나온다.

    "자식이 부모를 섬김에 있어서는 형제들이 늘 서로 미루지만 부모가
    자식을 기름에 있어서는 자식이 열이 된다 하더라도 혼자서 맡는다.

    부모는 자식이 배부르고 따뜻한가를 늘 묻지만 자식은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일찍이 이기주의사상과 핵가족제도가
    발달한 서양에서도 잘못된 부모-자식관계를 은유해 주는 속담들이 많다.

    "아버지의 품안에는 아홉 자식이 있을 곳이 있지만 아홉 자식의 어느
    집에도 아버지가 있을 곳은 없다"(에스토니아)거나 "한 아버지는 열
    자식을 기를수 있지만 열 자식은 한 아버지도 보살피지 못한다"(유태)는
    것등이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예부터 사람을 다른 짐승들과 차별화 할수 있는
    인륜의 근본으로서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즉 효도를 강조하게
    되었다.

    공자나 맹자는 자식이 부모를 공경할때 효가 실천되는 것으로 보았으나
    장자는 효가 지고의 선이 되려면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고 사랑하고
    부모의 은덕을 가슴에 간직하고 부모때문에 자기를 버릴수 있는
    네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서양식 근대화 물결에 밀려 지고의 선은 커녕 공경심마저도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한게 오늘의 현실이다.

    부모의 은덕을 당연한 의무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사회에서는 효사상은 설 자리를 잃을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어버이날이 어떤 의미를 지닐지 의심스럽다.

    가정에서부터 효사상을 다져나가는 국민적 사회적 운동이 펼쳐지지 않는
    한 어버이날은 한낱 상징적 기념일로 남을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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