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종합예술. 제일은행에서 프로젝트파이낸스업무를 맡고 있는
이상원대리(35세)는 자기업무를 이렇게 소개한다.

금융인들에게조차 생소한 프로젝트파이낸스(Project Finance)란 여러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야하는 대형 프로젝트사업에 대해 자금조달에
관한 자문업무를 해주고 자금조성까지 알선해주는 업무.

주로 교통 발전소 통신 정유 화학분야 건설이 주대상이다.

말로는 쉽지만 수십년에 걸친 사업을 전망하고 기관간 출자비율은
어떻게 할지,투자위험은 어떻게 나눠 질지등을 따지자면 복잡하기
이를데 없는 까다로운 업무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사업에 대해서도 정통해야하며 해당 국가의 정세
파악은 투자위험도를 가늠하기 위한 기본이다.

대량의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공동차관단(신디케이션)구성이나
파생금융상품등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사업파트너를 물색해줘야할 때도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스를 위해서는 금융뿐만 아니라 전분야지식이 망라돼야
하는 셈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본격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스가 시작된지 10년에
불과하고 일본도 여기에 뛰어든지 3-4년밖에 되지 않았다는게 이대리의
설명이다.

역사가 짧은 만큼 성장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투자위험도가 크기때문에 수익성도 높아 금융기관들이 너나할것없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이같은 매력때문에 이대리는 아멕스은행에 9년가까이 근무하다 월급이
절반정도로 깎이면서 제일은행으로 옮겨왔다.

프로젝트파이낸스에는 파생금융상품거래를 포함하는 외환딜링과 기업체
심사평가업무 경력이 필수적. 아멕스은행에서 이들 업무를 각각 수년씩
했기에 프로젝트파이낸스팀에 합류할수 있었다.

업무가 대부분 국내외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해외에서 보내는 날이
많다.

이대리는 올들어서도 중국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등을 돌아다니느라
벌써 4분의1을 해외에서 보냈다.

해외자금조달을 위해 국제금융기관들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편의시설이
형편없는 오지의 공사현장에도 달려가야한다.

지난2월에는 한국통신의 인도네시아 통신사업참가를 위해 한달간 현지에
머물면서 컨소시엄의 20년치 재무제표등 입찰서류를 만들어낸 끝에 업무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쉽지않은 일이지만 취미가 해외여행인데다 외국계은행에서 관련업무를
익힌 이대리에게는 프로젝트파이낸스가 제격인셈.신세대금융인 이대리는
오늘도 연간6백억달러나 되는 아시아의 프로젝트파이낸스시장을 누비는
화려한 꿈을 꾸고 있다.

<김성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