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은 많은 스트레스가 쌓이고 앞으로의 건강에 대해서도 염려를
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을 택하겠지만 등산은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모임은 처음에는 자주 만나는 고등학교 동창(경복고 40회.
1965년졸) 몇명이 가끔 하는 산행으로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자연으로 돌아가 30년전의 말투로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하며,힘든 발걸음으로 땀을 흘리며 정상에 이르는 기쁨을 그동안
우리는 일에 묻어두었던 것이다.

91년4월 정식으로 산우회를 조직,매주 산행을 한지 2백회가 된다.

우리는 매주 일요일 아침 7시(동절기 8시)에 날씨에 관계없이 모이며
지참물은 도시락뿐이다.

서울.경기에 있는 사람이 별로 가지않는 산을 주로 택하여 당일 산행을
하며,회원의 1백회 등반등 특별한 경우는 1박2일 산행을 한다.

귀경 출발시간을 오후3시 이전으로 하다보니 산 선택에 제약이 많다.

이유는 매주 나오는 관계로 가족과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다.

따라서 하산후의 술자리는 기대하기 힘들며 건강하게 보낸 하루를
헛되지 않게하기 위함이다.

현재 회원은 40명,열성 회원은 20명 정도.동창 모임인 관계로 가끔
얼굴을 내미는 동문도 있지만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의 모습과 옛친구와의
두서없는 농담,건강해지는 모습에 매료되어 열성회원이 되기도 한다.

내가 대표적인 예이다.

총무는 현재 1백80회이상 산행 경력의 이관해(비에티상사대표)가 맡고
있고,역대회장및 총무로는 호기탁(오리엔트시계 이사) 최희수
(태광매터리알 대표) 조효환(대호무약 대표)동문이 있다.

이밖에 1백회를 넘는 회원은 김창묵(개포고교 교사) 이용훈(다이나코)
주영운(동화은행 길동지점장) 박정호(요식업)동문이 있다.

그동안 등반한 산은 60여개에 달하며 참여 연인원은 3천여명에
이른다.

등산중 기억되는 일로는 전패봉에서 빗물에 밥 말아먹던 일,관음산에서
집단 구타당한 일,호명산 폭우속에서 2시간 헤맨 일,태백산 하산길에서
썰매타던 일,백덕산 산행시 폭설과 강추위에 고생하던 일등이 있지만
4년간 2백회 등산중 이렇다할 큰 사고가 없다는 것은 매년 빠짐없이
하는 시산제 종산제 덕택인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