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기어변속기를 오토매틱 기어변속기처럼 사용 할 수있는 자동차를
주위에서 흔하게 볼 날이 멀지 않았다.

벤쳐형 기업인 이데아알파(대표 박승일.56)가 수동기어변속기 자동차에
장착하면 오토매틱처럼 클러치 페달을 밟지 않고도 기어변속을 할수 있도록
하는 "자동차클러치용 진공배력장치"를 개발,양산에 나섰다.

진공배력장치의 개발은 박사장이 20년간 자동차영업소를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

박사장은 지난 85년 수동기어와 오토매틱의 장점만을 살린 장치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수동기어는 교통체증시 클러치 페달을 수시로 밟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오토매틱은 이럴 필요가 없으나 1백만원 정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연료가 수동기어 자동차보다 15-20%정도 더 많이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다.

박사장이 조범래 개발실장,이춘택 개발부장,이석 기술과장 등과 함께
개발한 "파워클러치"는 오토매틱의 3분의 1정도 가격으로 수동기어 자동차에
장착하고 기어만 교체해 주면 스스로 주행상황을 파악,클러치를 자동으로
조작한다.

파워클러치는 자동차의 스피드나 RPM(분당회전속도)등의 주행상황을 센서가
인지한 다음 이를 마이크로컴퓨터가 분석,운전명령을 진공배력장치에
전달하면 진공배력장치가 운전자 대신 클러치를 제어하는 시스템 기술이다.

박사장은 89년에 진공배력장치 시제품을 내놓았으나 컴퓨터기술이 뒷받침
안돼 실용화를 못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전자분야 전문가인 조실장,이부장및기계 전문가인
이과장이 합류,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93년말께 상용급 제품인
"파워클러치"가 개발됐다.

지금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다양한 차종의 여러 주행상황을 분석 할 수
있는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프로그램에 에러가 생겨 시동이 꺼지고 차가 말처럼 뛰는 일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조실장은 세계 어느기업도 진공을 이용,클러치를 조작하는 기기를 개발한
선례가 없어 시행착오를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고 말했다.

클러치를 작동하는데 필요한 1백20kg의 힘을 어디서 얻느냐도
골칫거리였다.

연구팀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힘을 재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주행중에는 공기가 엔진내로 흡입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진공배력장치내의 공기를 엔진쪽으로 빼냄으로써 진공을 만들어 클러치를
조작할 힘을 얻었다.

조실장은 "클러치페달이 없는 수동기어변속기는 외국에서도 이분야에 가장
앞선 스웨덴의 샤브가 작년부터 실용화에 들어갔을 정도의 첨단기술"이라며
파워클러치의 성능이 외제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술개발과정에서 2건의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데아알파는 최근 (주)아카와 전국총판계약을 맺고 이제품의 내수시장
확대에 나섰다.

5월에는 하얏트호텔에서 대대적인 신제품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해외시장 진출전망도 밝다.

박사장은 "이장치가 최근 공진청으로부터 NT(신기술)마크를 부여받게 되자
이 사실을 안 필리핀 기업으로 부터 수출협상제의가 들어왔다"며 상반기중
필리핀을 방문,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아알파는 이에 앞서 지난해에 진공배력장치 40만달러어치를 두바이의
벨하사그룹에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올상반기중 선적에 들어갈 이들 제품은 중동지역 자동차에 장착된다.

박사장은 이에따라 "작년에는 3억원정도에 그쳤던 매출규모가 올해에는
20억원 수준으로 신장될 것"으로 기대했다.

"승용차에서 1톤트럭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파워클러치를 버스와
같은 대형차량에도 적용할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정규 직원 10명 남짓의 소기업으로 파워클러치 생산을 위해 설립된
이데아알파를 이끌고 있는 박사장은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이회사를 세계적인
일류 자동차부품업체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