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금융은 25일 열린 임수주총에서 창립주인 김종호세창물산회장(64)
을 회장으로, 대우증권부사장 출신인 한근환 두양그룹부회장(55)을 신임
사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이에따라 지난 82년11월 신한투금을 설립,86년9월 5공정권의 국제그룹및
관련회사 해체에 따라 신한투금을 제일은행에 빼앗겼던 김종호.덕영(두양
그룹 회장)씨 부자는 8년반만에 경영권을 제일은행출신인 이성규 전사장은
부회장으로, 서홍배부사장은 유임시킴으로써 제2주주인 제일은행도 최소한의
체면을 유지했다.

김씨 부자는 지난해 12월 제일은행을 상대로 낸 주식반환청구소송 상고심
에서 승소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기존 대주주인 제일은행과 경영진 교체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대법원 확정판결로 김종호씨 일가는 신한투금 주식의 22.5%를 소유,
제1주주로 복귀했지만 제일은행이 2대주주(16.32%)로서의 경영참여를 요구
했었기 때문이다.

또 케스팅 보트를 쥔 남충우 타원호텔 회장(지분율 12.29%)도 경영권
싸움에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 제일은행과 김씨측이 팽팽하게 대립했었다.

결국 제일은행 이철수행장과 김종호회장이 지난 17일 회동, 담판을 벌여
양쪽진영이 내세우는 경영진이 절충하는 식으로 합의를 보았고 이날 새
이사진용을 발표한 것.

그러나 이번 신한투금 경영권 교체가 김씨 부자와 제일은행간의 완전한
화해로 받아들여 지기에는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

김종호회장과 한근환사장은 오는 27일부터 서울광교 본사로 출근하지만
부회장으로 선임된 이성규 전사장은 서울 강남 사무소로 출근한다.

실질적인 경영권을 회복하게 된 김씨측이 제일은행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다.

제일은행이 제2주주로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자사소유의 우선주 65만
1천여주를 의결권이 있는 보퉁주로 전환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또 김씨측을 상대로 신한투금 경영성광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낼 계획이어서 신한투금을 둘러싼 분쟁의 소지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