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정부차원의 연구개발에서 기초분야를 늘려 응용과 기초연구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방분야의 위축현상이 이어지면서 96회계연도에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에서 차지하는 민수부문의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정부가 최근 발표한 96회계연도 예산에 들어있는 연구개발비는
7백28억8천3백만달러.

95년에 비해 0.2%(1억7천만달러)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체예산(1조6천1백21억달러)의 감소세에 비하면 "제자리걸음"도 큰
성과라는 평가도 있다.

기초연구비를 3.5% 늘려잡았다.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한 공화당의 기초연구 선호경향을 포용한 셈이다.

기초연구비는 1백44억달러,응용연구비가 1백46억달러로 엇비슷해 기초와
응용연구비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개발연구비와 시설비는 줄어들었다.

국방분야와 민수분야에서도 균형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방연구비는 2.4%가 줄어든 반면 민수분야연구비는 3.2% 늘어났다.

연구개발비 전체규모로는 국방분야가 3백79억달러로 민수분야의
3백49억달러보다 많다.

그러나 국방연구비 가운데 민수부문과 연계되는 부문을 감안하면 이비율은
달라진다.

국방.민수 겸용기술을 민수분야에 포함시키면 민수부문의 연구개발비가
전체 연구개발예산의 51%를 차지하게된다.

처음으로 민생부문이 국방부문을 웃도는 것이다.

민수부문의 연구개발예산을 늘린데서 민수중시의 자세를 강조하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동서냉전 종료후 미국이 직면한 글로벌한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
향상에 촛점을 맞춰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의 균형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연구개발사업별 예산에서도 이같은 원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예산이 큰폭으로 늘어난 과제는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첨단기술프로그램과 제조기술보급파트너쉽,항공우주국(NASA)의
신기술투자계획,국립보건원의 생물의학(바이오메디컬)연구,국립과학재단
(NSF)의 연구개발비등.

대부분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수 있는 과제들이다.

정부 부처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주요 과제로서는 국방부 고등연구개발국
의 기술재투자계획에 5억달러가 배정됐다.

이사업은 산업계주도로 평면표시장치와 고밀도 데이터기록장치등 국가안보상
중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에너지부의 핵융합에너지연구과제에는 3억6천만달러의 예산이 배정됐다.

국제핵융합로 설계에 대한 미국의 분담금과 토카막형 실험장치 건설비
등이다.

민간업계와의 태양에너지 응용공동연구에 3억2천6백만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NASA의 경우 전체사업예산은 2억달러가량 줄었지만 우주분야 예산은
1억6천만달러 늘었다.

이같은 예산은 NASA의 재구축을 추구한 결과이다.

NASA는 향후 5년간 5억달러의 예산을 삭감,사업기관보다는 연구개발기구로
변신한다는 장기구상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ASA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재사용형 발사장치시스템 밀레늄과학위성
국제우주정거장 화성탐사계획등이 있다.

재사용형 발사장치는 기존의 우주왕복선 대체를 목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우주비행의 비용을 크게 끌어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은 산업계 주도로 이뤄지며 개발이 끝나면 NASA는 산업계로부터
시스템을 구매하는 "고객"의 하나가 된다.

밀레늄과학위성은 SDI(전략방위구상)에서 얻은 소형화깃 을 활용해 무게와
비용이 현재보다 10분의1정도에 불과한 과학위성.

내년부터 설계에 나선다.

국제우주정거장에는 미국과 캐나다 일본 유럽우주기관 러시아가 참여할
예정이다.

97년부터 2002년까지 우주정거장을 조립하고 그이전에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에 적어도 7회(96년 3회)의 우주왕복선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우주왕복선은 내년중 7차례의 비행을 실시할 예정.

96년 연구개발예산을 정부부처별로 보면 환경보호청의 급증이 두드러진다.

연구개발비 규모는 6억8천2백만달러로 가장 적지만 전년보다 무려 15.8%가
늘었다.

교통부가 10.0%,상무부가 9.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연구개발 예산이 가장많은 국방부는 3백51억달러로 3.1%나 줄었고
농무부는 3.7% 감소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