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 일본을 잇는 총연장 1천7백61Km규모의 RJK광케이블이 15일
개통됐다.

정보통신부는 이날 광화문청사 대회의실에서 홍재형부총리겸 재정경제원
장관, 경상현정보통신부장관, 장경우국회체신과학위원장, 주한 러시아및
일본대사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RJK케이블개통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식에 이어 홍재형부총리는 소스코비치 러시아 제1부총리및 고노 일본
부총리겸 외상과 서울 하바로프스크 도쿄를 연결하는 3국간 영상회의를
통해 기념메시지를 교환했다.

홍부총리는 영상메시지를 통해 "급속히 발달하고 있는 정보통신으로 인해
세계가 시간적으로는 동시화되고 공간적으로 지구촌화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번 해저광케이블건설에서 보여준 국가간의 상호신뢰와 협력정신을 계속
발전 확산시키면 동북아지역은 세계경제의 흐름을 주도해가는 중심지로
발전해 갈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통된 해저광케이블건설사업은 급증하는 러시아극동지역의 통신수요
충족과 고품질의 회선제공을 위해 92년 7월 한국통신, 러시아 로스텔레콤,
일본 KDD, 덴마크 그레이트 노던사및 텔레콤 덴마크사등 5개사가 건설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93년 6월 공사를 착수했다.

한국 러시아 일본 미국등 14개국 24개 통신주관청이 공동출자한 이 공사
에는 모두 1억달러가 투자됐으며 이중 한국통신은 2천2백만달러를, 데이콤은
7백만달러를 출자, 각각 22%,7%의 지분을 갖고 있다.

RJK케이블은 총길이 1천7백61km의 광섬유 네가닥으로 구성된 해저용
케이블을 독도북방 1백km지점 해저에 설치된 분기장치를 통해 3국에 설치된
전송장치와 연결한 것이다.

전송용량은 1만5천1백20회선으로 회선증배장치를 이용하면 약 6만명의
동시통화도 가능하다.

이중 한국통신은 3천6백90회선, 데이콤은 1천80회선을 확보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러시아지역과의 국제통화품질이 크게 개선될수 있게 됐다.

한국과 러시아 일본을 잇는 RJK광케이블개통은 우리나라가 환동해권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거점으로 부상할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는데서
가장 큰 의의를 찾을수 있다.

과거 일본이 매설한 광케이블에의 접속에 의존해온 우리나라가 처음
주도권을 갖고 건설한 해저광케이블이라는 점에서 "통신분야의 독립"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 한국과 러시아 일본 3개국이 공동으로 건설해 협력관계발전을 상징적
으로 나타냄으로써 동북아 국가간 협력의 한 모델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서 홍재형부총리를 비롯해 러시아 일본에서도 부총리급 고위
인사가 참여, 개통식에서 메시지를 교환한 것도 이같은 점을 고려한 때문
으로 풀이되고 있다.

광복 50주년을 맞는 해에 처음으로 러시아와 직통케이블을 갖게된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북방국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에 국제 해저광케이블 건설을 주도적으로 추진한데 이어 앞으로 추진될
초고속 국제정보통신망의 핵심 하부구조를 마련함으로써 21세기 정보화사회
의 세계경영 중심국가로 도약할수 있는 기반도 구축하게 됐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해저케이블 유지보수 관련 기술의 자립기반을 확보하게
됐고 선진통신사업자와의 기술제휴를 활성화할수 있게 됐다.

그동안 열악한 상태에 있던 러시아와의 국제통신소통욕구도 이번 RJK해저
광케이블이 완전히 해소할수 있게 됐다.

RJK케이블은 한국이 국제 해저통신망의 중심국가(Hub)로 올라서게 하는
발판이자 이를 바탕으로한 광케이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한국은 현재 충남 태안과 중국 청도를 연결하는 CKC케이블, 한국 일본 괌을
비롯한 동남아의 필리핀 대만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호주등 동남아 7개국을 연결하는 APCN케이블, 일본 한국 홍콩을 거쳐 중동
유럽으로 연결되는 FLAG케이블건설공사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케이블에 한국이 연결되면 우리나라는 해양과 대륙이 만나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방향별로 국제해저통신망을 구축함으로써 국제통신 중계기지
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총연장 5백49km규모의 CKC케이블공사에는 한국통신의 출자분 2천8백만달러
를 포함, 모두 4천7백만달러가 투자돼 올해말 완공될 예정이며 APCN케이블은
길이 9백19km로 이 공사에는 내년 11월 개통을 목표로 5억4천만달러가 투입
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통신및 일본 KDD등 7개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통신은
이중 3천6백만달러를 출자, 모두 6만4백80회선가운데 6천3백60회선을 확보할
예정이다.

내년말 완공예정인 총연장 5천1천30km의 FLAG케이블에서도 한국으로 4백
50회선이 육양된다.

이밖에도 우리나라는 태국 베트남 홍콩을 잇는 TVH케이블, 일본 괌 하와이
미국을 연결하는 TPC-5케이블, 미국 영국 프랑스를 잇는 TAT-12/13케이블의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해저 광케이블의 확보로 우리나라는 전송로를 기존의 위성과 함께
해저케이블로 이원화시켜 위성통신의 한계성을 극복할수 있게 된것은 물론
케이블루트의 다원화를 통해 국제통신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크게 높일수
있게 됐다.

나아가 해저광케이블은 앞으로 건설될 정보고속도로의 주역을 맡아 국가간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효율적으로 구축할수 있게 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B-ISDN)에 적합한 기간전송로를 구축함으로써
국제전송망의 장기발전을 이룩하는등 통신망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틀
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