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으로 말할때 상가입지의 좋고 나쁨은 고객에 의해 판가름난다.

주인의 눈엔 "명당"처럼 보이는 곳도 고객이 찾아오지않으면 소용이 없는
탓이다.

겉으로는 일급지처럼 보이는 곳도 실제 장사를 해보면 잘 안되는 경우가
적지않다 물론 장사가 잘 되거나 안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수
있다.

입지선정에서부터 업종선택 매장구성 고객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마련이다.

이같은 요인중의 하나로 꼽을수있는 것이 고객의 접근성이다.

홍익대앞에는 이른바 "먹자골목"이란게 있다.

지하철 2호선 홍대앞역으로 이어지는 이 골목은 바로 다음 골목에
비해 좁고 지저분하다.

누구의 눈에도 "먹자골목"보다는 그 옆골목이 상권발달에 더 좋은
조건을 갖추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일대 유동인구의 대부분이 "먹자골목"을 이용한다.

당연히 이 골목은 상권도 더 발달해있다.

그 이유는 "먹자골목"이 다음 골목보다 접근성이 좋다는데서 찾을수
있다.

홍익대앞에서 전철역을 향해 가다보면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고
"먹자골목"에 이르면 이 골목이 지름길같다는 생각을 갖게된다.

바로 다음골목과 비교해볼때 실제로는 거리가 조금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면 전철역에 거의 다온것같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

이 골목이 좁고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한마디로 고객의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다.

접근성은 버스정류장의 위치,지하철역 출입구의 방향,횡단보도의 위치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또 극장 학교 관공서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어디에 있느냐도
접근성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접근성은 업종에따라 달라질수 있다.

일반고객을 대상으로하는 업종의 경우는 대중교통시설이나 극장 학교
관공서등에의해 접근성이 결정되지만 고급음식점 고급의류점등 특정
고객을 겨냥한 점포는 주차조건 주변도로의 혼잡도 자연환경등이 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접근성은 목길 하나에의해 달라질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게를
얻어야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