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신화에 판도라의 상자 얘기가 있다.

금지된 상자를 열자 온갖 재앙이 튀어나와 급히 상자를 닫았는데 매미지
말에 남은 "희망"이 나가게 해달라고 하더라는 내용이다.

인간의 욕망이 온갖 재난을 불러들이고 그런 역경 뒤에도 희망은 남는다는
얘기지만 또다른 교훈도 있다.

"나를 나가게 해달라"는 희망의 말을 믿어준 믿음이 없었다면 재앙만이
전부고 희망은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대세상승이란 말이 무색할 지경인 현장세에서의 투자자에게는 희망의
존재조차 의심스럽겠지만 주식시장에서도 냉철한 이성만큼 뜨거운 믿음이
중요할 때도 있는 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