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김종필씨가 오는 2월7일 전당대회 직후 탈당을
공식화할 방침인 가운데 민자당측은 김영삼대통령의 뜻을 전하며 그의
당잔류를 위해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민자당은 20일 문정수총장을 통해 김대표의 잔류를 요청한데 이어 21일
강재섭총재비서실장을 김대표 자택에 보내 "김대통령은 김대표가 3당합당의
동료로서 당에 남아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대표는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3당합당의 산물인 민자당이 없어지고
"통일한국당"으로 당명이 바뀌면 탈당하게 될 것이라고 한측근이 이날
전했다.

김대표는 민자당을 탈당하더라도 지자제선거전에 신당창당을 서두르지는
않고 내년 15대총선에 대비, 내각제를 지향하는 범보수.우익정당을 추진하는
중장기 정치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는 우선 자신을 추종하는 현역의원으로 원내에 "구락부"와 같은
단체를 구성, 이를 발판으로 오는 6월 4대 지방선거에서 충남.대전과 대구.
경북, 인천,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자파세력을 대거 당선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대표는 이날 4박5일간의 미국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