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대기업들과 여타 제조업체들의 유통업참여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기존
백화점업계는 전국 다점포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함께 유통업 자체에서도 디스카운트스토어 회원제창고형클럽등 신업태
가 출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밖으로는 오는 96년 유통시장이 완전개방돼 외국 유통업체및
소비재들의 시장잠식이 가속화된다.

이미 한국마크로와 한국카푸등은 합작및 직접투자의 형태로 한국시장에
진출, 내년부터 본격 영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런 적자생존의 커다란 변화를 거치면서 2000년대 국내 유통업계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산업연구소는 시장규모로 볼때 오는 2000년 소매업 연간판매액은
약1백23조원으로 지난해의 59조원에 비해 두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이 지난해 7조원에서 96년에 15조원, 2000년에 31조원에
달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편의점은 2천억원에서 5조원시장으로 급속
팽창한다.

반면 슈퍼는 지난해 2조2천억원에서 4조4천억원으로 약 두배가량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전국 소매업대비 백화점의 매출액비중은 지난해 12%선에서 2000년에 26%
까지 올라가며 백화점 슈퍼 편의점을 포함한 근대화된 소매업태의 비중은
지난해 16%에서 2000년에 33%로 높아질 전망이다.

백화점은 2000년까지 전국에 60개이상의 점포가 새로 오픈, 외형신장이
계속되면서 수도권 지방대도시 역세권 지역을 중심으로한 경쟁격화로
중소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등 재편이 예고된다.

이와함께 고급백화점과 한국형의 양판점형 백화점등으로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2000년대에는 가격할인 신업태와 전문점이 급속 성장하고 할인업태가
본격 성장기를 구가할 전망이다.

전문점은 유통시장개방으로 가전제품 의류 시계등을 중심으로 국내시장
진출이 급속 전개될 것으로 보이며 또 국내 의류업체들의 패션전문백화점들
이 속속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실명제로 인한 무자료거래위축으로 재래시장과 구멍가게 역시 변화가
예상되는데 재래시장은 도시재개발에 따른 현대화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도심지역 재래 도매시장의 도매기능 축소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구멍가게는 대기업들의 소매유통업 진출이 계속 늘어나면서 도태되거나
선진국형 구멍가게인 편의점으로 전환이 예상된다.

대기업과 외국유통업체의 신규참여로 유통업계의 생존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한계기업의 몰락과 이에따른 M&A가 속출하며 또 다점포화및
업태다각화에 성공한 유통그룹도 탄생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