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형 재무부장관이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으로 발탁됐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경제기획원 관리들중 일부는 기획원과 재무부의
업무 스타일이 다른 점을 들어 이번 개각에 별로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짓기도.

기획원 한 관계자는 "기획원은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이 강한 반면
재무부는 기본적인 색채가 보수적이고 규제위주여서 훌륭한 재무장관이
반드시 훌륭한 경제부총리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한마디.

그는 "과거 재무부 장관에서 부총리로 옮겨온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너무
깐깐하고 신중해 기획원에서는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며 "은행장까지
지냈던 홍장관이 과연 배포 큰 정책을 제대로 수행해 낼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총리가 식사를 잘 못하는 것은 사실이나 원래가
소식가이고 건강도 60대치고는 괜챦은 편으로 알고 있다"며 "물가도
잡히고 다른 어려운 문제도 없는데 정부총리가 왜 물러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

<>.홍장관을 보내고 박재윤 수석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게된 재무부는
홍장관의 영전에 대해 기뻐하면서도 박수석이 팀워크보다는 혼자뛰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어 부내 분위기가 다소 경직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

또 박수석이 그동안 재무부와의 관계가 비교적 껄끄러웠던 점을 들어
은근히 긴장하는 분위기.

특히 금융전업기업군 한양합리화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있을때마다 신경전
을 벌였던 "과거"가 장관부임이후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 역력.

재무부 한 관계자는 "박수석이 오랬동안 대학과 연구원등에 근무해 이론
에는 상당히 밝을지 모르나 실물부문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지 않아 폭넓은
재무행정을 어떻게 꾸려갈지 걱정"이라고 한마디.

또 다른 관계자는 "박수석이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는 세제에 대해서는 직접 다루어보지 않아 업무처리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

한편 청와대 비서관시절 박수석과 불화설로 재무부로 자리를 옮긴 이철수
기획관리실장이 다시 박수석과 "조우"하게돼 앞으로 두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돼 나갈지에 대해 저 마다 한마디씩 하기도.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