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국내주식투자가 늘어나면서 주식을 보관.관리하는 커스터디언
( Custodian )업무가 황금알을 낳는 신금융상품으로 급부상하고있다.

그러나 국내외국환은행들의 주식보관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부족으로
커스터디언업무가 외국계은행들에 고스란히 넘어가고 있다.

커스터디언업무는 주식소유주들을 대신해 주식을 보관하고 이에 따르는
여러 부대업무를 대행하는 금융서비스.주식보관과 주주들의 권리및 의무
대행, 외화-원화교환등이 주요내용이다.

8월말현재 외국인들이 갖고있는 국내주식 싯가총액은 11조1천8백22억원
(4억 8천6백9만주). 외국인직접투자분까지 합치면 13조9천5백11억원(6억
6백9만주)에 달한다.

국내주식총액의 10.6 5%에 해당되는 이들 주식이 커스터디언업무의
대상이다.

외국인소유 주식들은 대부분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독점하다시피
하고있다.

홍콩상하이은행 서울지점이 3조2천억원규모의 외국인소유주식을 관리하고
있으며 씨티은행 국내지점도 3조원에 가까운 외국인투자주식을 확보해
놓고있다.

이밖에 영국의 스탠더드채터드은행,바클레이즈은행등이 5천억~1조원정도
의 외국인투자주식을 관리하고 있다.

반면 국내은행으로는 서울신탁은행과 외환은행이 주식보관업에 참여하는
정도다.

서울신탁은행은 현재 2조5천억원정도의 외국인소유주식을 관리하고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해외지점망을 통한 영업으로 1조원상당의 주식을
확보하고있다.

이밖에 신한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이 주식보관업에 관심을 갖고있으나
실적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주식보관업은 자금이 묶이지도 않고 수익성이 높으면서도 위험부담은
거의 없는 금융상품.주식보관업을 취급하는 은행들은 <>보유주식 싯가
총액의 0.1~0.1 5%에 해당하는 보관수수료를 받고 <>외국돈이 들어오고
나올때마다 환전수수료(달러당 3~4원)를 챙기며 <>주식을 사고 팔 때마다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투자전용계좌에 유치된 자금에 대해 연1%의
보통예금 이자만 지급하면 되는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는 장사.

홍콩샹하이은행 서울지점은 지난해 주식보관분야에서 10여명의 인원
만으로 80억원상당의 영업수익을 냈다.

이은행 서울지점 전체수익(1백34억원)의 70%가까이 주식보관업에서
발생한 셈. 씨티은행 국내지점 역시 지난해 주식보관업무를 통해
70여억원을 벌었다.

외국계은행들은 점차 악화되고있는 국내금융영업환경을 극복할수있는
고수익금융상품으로 너나없이 "주식보관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총발행주식의 10%로 돼있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올해말께 12~13%로
늘어나고 내년초에는 다시 15%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게되면 외국인주식투자한도는
OECD권고수준인 2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커스터디언업무가 외국인주식투자 한도확대와 함께 급격히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금리자유화로 예대마진이 더욱 줄어드는 은행고유업무보다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주식보관업에 주력하겠다"(바클레이즈은행 서울지점
이장원부지점장)는게 거의 모든 외국은행들의 국내영업전략이다.

실제로 홍콩샹하이 씨티 바클레이즈 스탠더드채터드은행뿐만 아니라
일본동경은행과 도이치은행 파리국립은행 네덜란드ABN.암로은행등이
주식보관업에 나설 준비를 끝내놓은 상태다.

이들 은행은 자국의 투자가들이 국내에서 투자할때 자사의 서울지점을
이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내은행들은 서울신탁은행과 외환은행을 제외하고는 주식보관업에
소극적이다.

이 업무가 알짜배기 장사라는 것을 제대로 모르는 은행이 적지않은데다
외국투자들을 유치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주식보관업무를 사실상 포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