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고 있는 달러의 바닥은 어디인가. 달리 말해 엔고의 정점은
도대체 어디쯤인가.

미달러가치가 최근들어 달러당 1백엔선에서 오르락 내리락하자 앞으로
달러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달러는 이달들어 1백엔을 기준으로 상하 3엔의 폭에서 박스권을 형성
해왔다. 지난주초 한때 달러가치는 사상최저치였던 달러당 96.55엔
(7월12일)근처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일본중앙은행의 엔화매도.달러매입의 시장개입덕분에 달러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1백엔대로 회복돼있다.

이처럼 달러가 1백엔을 경계선으로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약세가 가속화될것 이라는 전망이 뉴욕금융전문가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이들은 달러가 오는 9월말쯤에 사상최저치를 돌파하고 90엔선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 달러가 점진적이긴 하나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마당에 전문가들이
이처럼 오히려 "달러약세의 가속화"를 점치고 있는 데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일포괄경제협상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든 달러약세기조 자체를 변경시킬수 없다는 분석이다.

연간 6백억달러에 달하는 일본의 대미무역흑자가 달러약세(엔고)의 가장
근본적인 요인인데 이 엄청난 대미무역흑자는 포괄경제협상이 타결된다고
해서 당장 줄어들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금융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과 일본의 무역수지불균형은 양국경제구조의 상관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여서 포괄경제협상에서 일본시장의 개방확대가 이루어
진다해도 몇개월 또는 1년안에 양국의 무역수지불균형이 해소되기가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때문에 포괄경제협상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달러약세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미투자금융업체 스미스 바니 시어슨사의 리사 핀스트롬 환율
분석가는 지적한다.

두번째 이유는 첫번째 보다는 기술적이고 일시적인 것으로 9월말에는
일본기업들의 엔화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9월말은
일본기업들이 94회계연도 상반기결산을 하는 시점이다.

일본기업들은 달러베이스로 돼있는 수출입대금이나 금융시장투자자금을
엔화로 전환,결산실적을 발표해야 하므로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엔화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내다팔고 엔화를
사들이게 된다.

이처럼 9월말에는 일본기업들의 엔화수요급증으로 달러약세.엔고를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미헤지펀드인 에즈라 자스크 어소시에츠의 마크
찬들러 수석연구원은 지적한다.

이 두가지 요인에 의해 달러는 다음달말에 사상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초엔고현상이 다시한번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들게 될 것으로 이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달러약세전망에 대해 반론도 있다. 미일양국의 기본경제
여건을 감안할때 달러는 지금 저평가되어 있어 앞으로 달러는 1백엔대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 외환시장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상대적인 고금리와 높은 경제성장률로 볼때 달러는 1백5엔을
중심으로 소폭의 등락을 보일것이라는 견해이다. 9월말로 시한이 설정된
미.일포괄경제협상이 타결될경우에는 미정부의 엔고유도정책도 중단돼
달러상승세가 촉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