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밖에없다. 단순히 외국기술을
모방하는데만 그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연구개발하고 생산하고 서비스
해야 한다.

기업이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극대화하기위해서는 산.학.연협력을 활성화
해야한다. 부족한 연구개발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첨단복합기술 등
기술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위해서도 산.학.연 협력연구는 필수적이다.

그동안 국내연구소들은 체제정비등 나름대로 효율적인 산.학.연 협력을
위해 노력해왔다.

60년대 KIST가 그래왔고 80년대 들어 산업과학기술연구소(RIST)가 명실
상부한 산.학.연협동연구로 시동을 걸었다. 최근에는 대우의 고등기술
연구원(IAE)이 조합형연구원으로 출발,기술연구계에 충격을 주고있다.

우리나라의 산.학.연 협력연구는 80년대들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66년 한.미양국정부의 공동사업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설립돼
산업연구개발활동을 시작했지만 이는 정부주도로 산업계에 기술을
공급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연구소는 우리나라 연구기관 발전사에 중요한 획을 그었으며
향후 새로 발족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모델이 됐다.

70년대 중반들어서면서 산업구조가 중화학으로 전환,기술수요가 급증하자
개별기업들이 독자적인 연구소 설립붐을 이루면서 산.학.연협력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연구개발의 효율을 높이고 한정된 인적자원을 활용키위해 산.학.연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정부의 제도적인 장치 미흡과 기업체의
인식 부족으로 성과는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포항제철이 87년 포철기술연구소를 확대개편,재단법인형태의 산업과학기술
연구소를 발족시킨 것이 산.학.연협력의 모델로 꼽힌다.

이 연구소는 산업계의 포철 포항공대 연구소가 유기적 협동체제를 구축,
기초과학에서 부터 생산기술까지 포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있다.

90년대 들면서 연구주체별로 산.학.연협동연구를 나름대로 시도했다.

정부 출연연구소가 주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현재 추진중인 "선도기술
개발사업"과 산.학.연 협동 석박사과정을 들수있다.

"선도기술개발사업"의 경우 중분류된 1백41개과제가 협동연구형태로
추진되고있으며 산.학.연협동 석박사과정은 KIST가 고대 연대와 협동으로
91년에 개설,각기 보유한 인적 물적자원을 최대로 활용해 고급 인력을
단기간에 양성했다.

대학이 주도하는 산.학.연 협동형태로 대표적인것은 우수연구센터(SRC
ERC)를 들 수있다.

이는 대학을 중심으로 정부출연연구소 기업체가 협력,주요 과학기술분야의
기반적인 문제를 해결키위해 설립했다.

현재 과학연구센터(SRC)가 14개,공학연구센터(ERC)21개등 35개 센터가
운영중에있다.

최근에는 대우그룹과 아주대학교가 함께 연구조합형 연구소인 고등기술
연구원을 결성, 연구개발은 물론 고급두뇌양성까지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연구기관모델을 제시하고있다.

선진외국의 경우도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의거해 산.학.연협력체제를
구축,연구효율의 극대화를 꾀하고있다.

일본의 경우 광공업기술연구조합이 산업계와 공동으로 각종 기술개발을
하고있고 공업기술원을 중심으로 5개민간단체 50개기업 등이 공동참여,
차세대 산업기반기술 연구개발사업을 벌이고있다.

미국은 연방지원연구소 산학협동연구센터 공학연구센터를 운영,산.학.연
협력사업을 벌이고있다.

독일의 경우도 대학의 특화분야를 중심으로 공동연구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고 막스플랑크연구협회 프라운호퍼연구협회등은 연구원을 위탁 파견형태로
산업체에 파견,협력체제를 유지하고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같은 산.학.연협동연구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있다.

그 주요이유로는 기업들이 자체기술개발보다는 단기적으로 유리한
선진국기술도입에 의존,자체기술개발은 물론 협동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장기간 소요되고 결과가 불확실한 대학이나 연구소에
투자하기 보다는 결과가 신속하고 최소한의 성과가 보장되는 해외기술도입과
이에 수반되는 해외기술자 초청을 선호하고있다.

또 대학은 실제 활용할 수있는 연구보다는 학문적연구를 선호,실용성
경제성이 결핍된 이론적 기초연구에 치중하고있으며 실헙시설미비 교수
인력부족 등으로 연구개발능력이 낮다.

즉 대학이 산업체에서 필요로 할만큼의 전문성을 확보치 못하고있다고
업계는 꼬집고있다.

전문연구소의 경우도 산업현장에 필요한 연구과제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연구과제를 선호하고있다.

둘째로 우수연구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들수있다. 대부분의 박사급 고급
과학기술인력이 대학에 몰려있고 이들역시 많은 시간을 강의 준비로 소비해
실제 연구에 참여할 수없는 실정이다.

또 기업의 경우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줄 수없을 것
이라는 불신감이 만연해있고 연구기밀누설 핵심기술 누출등에 대한 보호
규정이 부족한데 연유하고있다.

최근 산업기술진흥협회가 조사한 협동연구 수행상의 애로요인 조사에서도
기밀누설 우려가 가장큰 애로사항으로 나타나 이를 반증했다.

다음으로는 연구개발결과의 귀속 배분 협동연구풍토의 미조성등이 꼽혔다.

이외에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소의 기술개발에대한 역할 확립이 필요하다.
대학및 연구소는 기업이 요구하는 목표기술이 상업적으로 활용될수있음을
검증해 주어야하며 개발기술의 본질기술뿐만아니라 주변기술에 대해서도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한다.

과학기술계는 이같은 산.학.연 협동연구의 부진이유를 감안,나름대로
바람직한 산.학.연 협동연구의 조건을 제시하고있다.

이들은 첫째 연구수행에 있어 각 연구주체간에 연계및 특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있다.

각 연구주체가 자신의 연구영역에만 머물러있으면 정체될 위험이 있고 또
현재의 연구는 기초 응용 상품화연구가 모두 연계돼야하므로 각연구주체의
연구영역을 도식적으로 고정화 시키기보다는 각주체가 고유의 특성과
강점을 최대로 살리면서 업무분담을 연계해야 된다는 것이다.

둘째 자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업이 자금을 부담하고 대학과 연구소는
풍부한 인력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형태를 권하고있다.

셋째 협동연구에 참여한 자가 자신의 연구성과를 가지고 그것이 활용될
현장에 일정기간 파견근무하는 등 상호 교류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해야한다.

이외에 산.학.연협동연구를 촉진하기위한 법을 제정하거나 기존의
산업기술연구조합육성법등을 정비 보완,산.학.연협동의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기업 또한 연구개발은 민간기업이 주도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협동사업을
적극 추진할때 바람직한 산.학.연협력사업이 꽃을 피우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이기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