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브의 할당관세적용시한 연장문제를 둘러싸고 철강업계에 내부갈등이
일고있다. 신철업체들이 이들 중간재의 할당관세 적용시한 연장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데 비해 전기로업체들은 철근품질저하의 원인이 된다며 재고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슬라브는 핫코일및 후판의 중간재로 얼핏보면 철근을 주로 생산하는
전기로업체들과 무관한 제품이다. 철강협회가 슬라브의 할당관세 적용시한
연장을 상공자원부등에 건의한 것도 조선경기호황에 따른 후판의 공급부족을
해소키위한 것이지 철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전기로업체들이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할당관세가 적용돼 들어온 저품질의 슬라브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철근의 제조에 전용된다는데 있다.

단순압연업체(신철업체)들이 빌레트를 쓴 철근으로 KS규격을 획득해 놓고도
실제로는 빌레트 대신 저가의 슬라브를 수입, 이를 절단해 값싼 철근을
제조.판매함으로써 철근의 품질을 저하시킴은 물론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게 전기로업체들의 지적이다.

올1-4월중 수입한 62만t의 슬라브중 20여만t은 철근압연용 저급품이라고
전기로업체들은 밝히고 있다.

인천제철 동국제강 강원산업 한보철강등 전기로업체들은 따라서 슬라브의
할당관세적용은 후판용으로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동해철강 제일제강등으로 대표되는 신철업체들은 6월10일의 철근관납
물량(2백만t)입찰시 자신들을 제외시키기 위한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일부 신철업체들이 KS규격을 획득, 조달청의 철근구매입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그동안 관수물량을 독점해온 전기로업체들이 배정물량의 감소를
우려해 갑자기 품질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철업체들은 또 대부분 빌레트를 수입해 철근을제조하고 슬라브를 사용
하는 경우에도 품질이 좋은 제품을 쓰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희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