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그간 팽팽히 맞서온 북한원자로 연료봉교체문제를 뒤로
미루고 우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사찰을 실시키로 합의함에 따라
일단 북핵문제협상에 숨통이 틔게 됐다.

IAEA는 북한이 연료봉을 단독으로 교체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우선 추가
사찰과 후속사찰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북한측에 통보했으며 미국과의
대화단절을 우려하고 있는 북한 역시 이 제의를 수락함으로써 14일 사찰단이
입북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로써 지난3월 IAEA의 북한핵시설사찰때 실시하지 못한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추가사찰과 감시카메라의 필름등을 교체하는 후속사찰이 다음주중에
실시될 예정이다.

북한이나 미국 모두 유엔안보리의장이 지난3월말 특별성명을 통해 설정한
북한의 추가사찰수락 시한(5월중순)에 쫓기던 터에 이같은 돌파구가 극적
으로 열림으로써 당사국들의 큰 부담을 덜어주게 되었음은 다행한 일이다.

미국은 추가사찰이 끝나면 이달말께 3단계 미.북고위급회담을 열어 이번
합의에서 우회한 "연료봉교체연기"라는 핵심사항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한다는 방침이어서 북핵문제의일괄타결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질질끌던 협상이 시한막바지에 진전되고 있는것은 우리정부가
3단계 미.북 고위급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선남북특사교환"주장을
지난4월 철회함으로써 협상의 입지를 넓혀준데서 비롯됐다고도 할수 있다.

우리측의 유연한 태도가 북한측에 한발 물러날수 있는 명분을 주었듯이
앞으로도 명분에의 집착보다 실리위주의 신축적인 대응책이 긴요하다고
하겠다.

북핵문제해결에 있어 또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는 점이다. 이번에 협상당사자들이 모두 한발짝씩 물러서게 된 것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연료봉 단독교체를 자제토록 요청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문제를 대화로 풀도록 촉구하는등 막후 영향력을 발휘한 덕분이라고도 볼수
있다.

앞으로도 중국은 지난3월 한.중정상회담에서 다짐한대로 북핵문제의 "대화
를 통한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강대국으로서의 국제적 책임을 다해
주길 거듭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