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은행의 한 강의실안에서는 중역 한사람이 직원들에게 자신은
동성연애자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30분동안을 직원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무시당하고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 한참 지난뒤 그를 비웃었던 직원들
에게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한다"

물론 그중역은 동성연애자가 아니다. 그는 보통사람들과 다름없으며 단지
최근 미국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다양성 적응교육"프로그램에
마련된 역할을 했을 뿐이다.

다양성 적응교육프로그램이라고는 했으나 공식명칭은 아니며 다양한 인종
의 근로자들이 서로 불협화음을 일으키지 않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일수 있도록 하려는 미국기업들의 교육과정중 하나이다.

미국 노동시장 여건은 90년대에 접어들면서 크게 달라지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그런 양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90년대 들어 순고용
증가분의 85%가 소수민족 백인여성 이민자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결과 AT&T 디지털 이퀴프먼트를 비롯한 미국기업의 60%정도가 노동시장
환경에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이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다양성
교육컨설팅 전문업체인 하브리지하우스사는 설명한다.

미국기업들이 이과정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예를 들어 스페인계
중역이 있다면 그들의 문화나 기질을 제대로 이해할수 있어 스페인시장진출
에 도움이 된다. 스페인계 사람의 경우, 브랜드지향성이 특이해 어릴때 보며
자랐던 브랜드를 구입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를 기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는 어린이고객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진출하려고 하는 특정국가의 문화등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직원이 있다고 해도, 직원들간의 이질적인 요소가 융화되지 못해 장점을
이용할수 없다면 오히려 그만큼 손해라는 점을 기업들은 깨달았고 이
프로그램을 채택하게 됐다.

이프로그램의 성과는 상당하다고 이를 시행한 기업들은 말한다. 앞서
예로 든 보스턴은행측도 이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직장에 복귀할
경우,동성연애자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이질적인 동료들과 훨씬 적극적
으로 어울려 지낼 의사를 보였다고 말한다.

프로그램내용은 다양하다. AT&T의 경우는 여러 나라에 지사를 갖고 있는
탓에 언어문제가 가장 큰 장애로 등장하고 있어 다양성교육과 함께 언어
장벽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다른 기업에서는 흑인인권운동
에 관한 역사비디오물이나 직장내 성희롱 문제를 다룬 비디오등을 보여준다.
아니면 흑인배우 빌코스비의 편협성을 풍자한 비디오가 자주 등장하며 어떤
회사는 직원들 자신의 편견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채택하기도 한다.

이프로그램은 미국의 다인종 노동시장이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응용하기에 따라서는 우리기업들에도 좋은 교육훈련이 될것으로
보인다.

<김현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