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의 빈곤에 허덕이던 주식시장에 지역민영 TV방송관련주들이 새로운
테마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일 갑작스럽게 지역민방신설의 구체적 일정과 주사업자선정
기준을 내놓자 그동안 민방추진기업으로 거론되던 거의 모든 기업들의 주가
가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날의 민방주 초강세는 이들 관련기업의 주가가
대부분 약세를 지속하던 중에 나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더욱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워낙 돌출적으로 나온 재료였기 때문인지 이들 관련주들은 이틀만 강세를
보였을뿐 한창등 일부종목을 제외하면 힘을 잃는 양상이다.

그러나 서울방송(SBS)의 선정과정을 볼때 지역민방 참여기업도 사업자신청
(5월말)전후부터 최종사업자선정이 마무리되는 8월초까지 주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 현재 SBS의 수익호조로 대주주인 태영의
주가가 꾸준한 강세를 나타내는 점으로 미뤄 볼때 내년 4월 방송시작 이후
에는 실적에 따른 주가형성도 예상된다.

신설 지역민방은 지역에 따라 영업실적의 편차가 클 전망이다. 넓은 시청
지역과 풍부한 광고시장을 안고 있는 SBS와 달리 설립뒤 짧은 기간안에 경영
안정과 고수익성을 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대기업이 많고 경제규모가 큰
부산의 경우 설립 2년 이내에 흑자를 내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부산
보다 경제규모나 광고시장이 작은 대구 광주 대전지역은 수익규모가 작거나
초기단계에서 적자가 예상되는등 상당 기간동안 고전을 면치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이 세지역도 시간이 지나면서 흑자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참고로 부산등 네곳에 있는 MBC계열사의 92년 영업실적을 보면 4개사가
모두 흑자를 내고 있다. 매출과 이익규모에서 부산이 월등히 높은 수준
이고 대구는 부산의 63%수준이며 광주와 대전은 43-46%수준이다. 또한
기업이 언론매체를 가지게 된다는 것은 수치로 엄청나 무형의 자산을 소유
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민방참여가 예상되는 기업을 모두 모아보면 부산지역의 경우 한창
화승실업 한일합섬 국제상사 흥아타이어 대선주조 동일고무벨트 동성화학
(자유그룹,괄호안은 비상장사)등이고 대구에선 대구백화점 화성산업 금강
화섬 갑을방적 건영(청구 우방주택)등이다. 광주에선 신원 나산실업 거평
미원 쌍방울 조선내화(대신정보통신 라인건설 동화석유 가든뱍화점 일우
공영)등이 주목받고 있다. 대전지역은 대전피혁 동성 우성사료 한국화장품
(영진건설)등이다. 한편 최근 주총에서 새 목적사업으로 방송사업을 추가
한 기업은 9개사이지만 유선방송사업을 제외하면 거평 동원산업 한일합섬
한창 일진전기등 5개사이다.

물론 이 기업들이 모두 민방참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정부가 밝힌
주주구성방침을 따르면 해당지역 연고권을 가진 법인으로 재무구조가
건실한 기업들로 제한된다. 이 기업들이 자본금 3백억원이상의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또 재산축적과정이 건실한 중견기업이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거론되고 있는 기업 가운데 일부기업의 탈락이 점쳐지고 있다.

SBS의 경우에서 보듯 참여가 결정됐다 하더라도 지배주주이외엔 투자자
들의 관심권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전체주주를 30%의 지분을
갖는 지배주주및 10%주주는 각1인,5-7%주주는 5인이내로 제한해 구성하도록
정했다.

현재 민방참여 예상기업으로 거론되는 상장기업들 가운데 결산실적이
좋지않은 기업들이 많은 점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할 대목이다. 더욱이
방송사업을 할만한 자금여력이 의심스러운 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사업자 선정의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관련기업의
기업내용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