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이 별로 좋지 않은것으로 나타났다.
동서증권이 12월말 결산법인 449개사의 결산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2년에 비해 10.9%줄어든
2조9,907억원으로 92년에 이어 2년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도
92년보다 9.9% 증가한 199조5,671억원에 그쳐 지난 91년이후 성장세가
계속 둔화되고 있다.

이같은 분석결과는 얼핏 봐서는 뜻밖으로 보일수도 있다. 지난해부터
중화학부문을 중심으로 수출이 활발했고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었는데
생각보다 경영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상장법인의 경영실적은 지난해의 경기흐름에 크게 어긋나지 않음을
알수 있다.

먼저 한전이 공해방지시설에 대해 5,429억원의 특별감가상각을 한 점을
감안하면 상장기업들의 당기순이익감소는 0. 8%에 그쳐 지난해가 오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닥을 다지는 시기였음을 알수 있다. 또한
제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매출액이 12. 4% 늘어나고 당기순이익이 3.
9% 늘어나 지난해 중화학부문의 활발한 수출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 제조업이 이익증가로 반전한데 비해 비제조업의 경영이
더욱 악화된 배경에는 금리하락이라는 영업외적인 요인의 영향이 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가 경기침체의 바닥이었다는
점을 반증하는 동시에 금리변동이 기업의 경영실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지적하고자 하는 사항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아직도 우리기업이
경영내실을 다져야할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상위 50개사를 보면 대형제조업체가 많다. 이는 국내산업구조가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변화되어 있는 현실과 일치한다.

그러나 설비자재및 부품의 자급률이 낮기 때문에 국내기업의 부가가치율이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이점은 매출액성장에 비해 순이익증가가 크게
떨어지는 현실과 직결된다.

다른 하나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이라는 구분이나 업종별 분석은 더이상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개개 기업의 경영성과이며 같은
업종이라고 해서 경영실적도 비슷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사양업종이라도
첨단기술도입 등으로 얼마든지 이익을 낼수 있다. 따라서 기업경영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인 이익증감은 경영환경의 변화나 회계방법에 따라 상당한 변동이
있을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고수익상품의 개발등 경영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수 있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