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다랑논이나 수리불안전논, 저습지.유휴논 등 소규모 농지나
생산기반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논 등을 밭으로 형질 변경해주기로
해 농지의 택지 불법전용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서울시는 11일 총 2천3백30ha(논 1천99ha)에 이르는 시내 농지 가운데
이들 다랑논 등 2백9ha를 밭으로 전환해 고소득 밭작물을 재배하거나 관
상수를 심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시민농장으로도 활용키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올 상반기중에 대상지역을 조사, 선정한 뒤 흙채우기(
성토)의 타당성 등을 검토해 시행키로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우선 형질
변경 없이 밭으로 활용할 수 있는 논은 작목전환을 유도하며, 저습지논을
밭으로 바꾸기를 희망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형질변경 등의 행정지원을 해
주기로 했다. 서울시에서 농지를 보유한 구청은 12개 구청으로 이 가운데
강서구가 가장 많은 농지를 가지고 있고, 다랑논 등 형질변경 대상 토지
가 많은 곳은 구로.강남.마포구 차례다.
그러나 시의 이러한 작업이 결국은 유휴농지를 값비싼 택지로 불법 전
용하는 데 악용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 일원에서는 논에다 건축폐자재 등을 무더기로 갖다
버린 뒤 가건물을 짓고 마침내 이를 택지로 형질 변경하는 사례가 적발되
기도 했다.
서울시는 유휴논을 밭으로 형질변경하는 작업이 결국 이런 부작용을 낳
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합법적으로는 이러한 전용이 있을
수 없다며 "농가소득 향상이라는 애초 목적이 더 중요한 게 아니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