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이익이 된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는다" 복합불황의 터널을
벗어나려는 일본기업들의 리스트럭처링은 종전의 개념으로는 생각조차
어려웠던 "적과의 전략적제휴"까지도 자연스런 행동으로 바꿔놓고 있다.

기존사고의 틀을 뛰어넘는 전략적제휴의 움직임은 자동차와 전자업종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일본업체끼리의 "악수"에 그치지 않고
국경을 초월하고 있다.

양측의 고위관계자들이 직접 비밀협상을 벌여 거래를 성사시킨 혼다와
이스즈사는 작년 하반기중 판매제휴계약을 체결, 혼다가 이스즈의 지프형
승용차 "뮤"와 "빅혼"을 연간 2천대와 4천대씩 공급받아 혼다상표로 팔기로
했다.

이스즈는 혼다의 "어코드"와 "도머니"를 4천대와 1만2천대씩 사들여 자사
상표로 판매키로 했으며 일본산업계는 양사의 제휴가 신차개발및 비주력
제품생산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한정된 투자재원을 경쟁우위분야에 집중
시키려는 고도의 전략하에 취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로에 이익이 된다면 손을 잡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미와다 혼다
전무의 반문은 기업체질을 뜯어고치고 시련을 극복하는데 근본목표를 두고
있는 일본기업들의 리스트럭처링열기가 적과의 협력을 더욱 가속화시킬수도
있음을 알리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제휴는 이들 두회사에만 국한된게 아니다.

닛산과 마쓰다는 이들업체보다 한발먼저 상호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계약을 체결, 닛산이 마쓰다로부터 미니밴과 트럭을 월2천6백대씩 구입해
자사상표로 팔기로 했다.

또 일본의 2대 경자동차메이커인 스즈키와 다이하쓰는 생산비용절감을
위한 부품공동화에 최근 합의, 전자부품 자동변속기등을 우선대상품목으로
선정해 놓고있다.

전자업계에서는 국경을 뛰어넘은 적과의 악수가 오히려 더 두드러지고
있다.

후지쓰는 미국 IBM과 손을 잡고 있으며 일본샤프는 매킨토시를 통해 자사
가 만든 컴퓨터를 미국시장에 내다팔고 있다.

도시바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LCD(액정표시장치)분야에서 작년말 기술제휴
계약을 체결, 핵심부품인 구동IC를 공동개발키로 했다.

미쓰비시는 미국IBM이 개발한 휴대용단말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제품의
판매는 벨사우스가 담당하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놓고 있다.

일본 경제기획청은 작년 8월에 발간한 평성5년판 경제백서에서 "국제적
조화를 지향하는 리스트럭처링"이라는 별도의 대목을 할애하고 "국제적관점
에서 본 일본기업들의 행동변화중 하나는 그동안의 백화점식 경영이 개성
발휘스타일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영토의 확대를 겨냥한 소나기식 수출로 세계시장 곳곳에서 마찰을
증폭시켜 왔음을 일정부가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일본기업들.

경제기획청의 지적은 초국경적 경제전쟁시대의 한복판에 선 일본기업들이
시장셰어에 치중해온 과거와 달리 리스트럭처링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할수 있는 국제적제휴에 보다 발벗고 나설수 있음을 예고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