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에 대한 규제완화는 상품개발경쟁 서비스경쟁으로 달아올라 있는
카드회사들에 기름을 들어붓는 꼴이될 것이다. 종전의 경쟁이 회원을 더
확보하는 차원의 경쟁이었다면 지금의 경쟁은 내 고객을 놓치지 않고 남의
고객을 뺏아와야 하는 생존경쟁이다. 카드 한 장만으로도 불편없이 쓸수
있는 때가 돌아오기 때문에 회원은 앞으로 여러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카드회사가 볼때는 기존회원도 떨어져 나갈 판이다.

<>편의서비스경쟁
경쟁의 초점은 누가 더 쓰기에 편한 카드를 제공하느냐 하는 질적인
문제로 수렴된다. 이때문에 각 카드사들은 더욱 다양하고 심도있는
서비스상품들을 속속 선보이게 될것이다. 이미 나와있는 상품들도 자세히
뜯어보면 편리한 것들이 많다. 카드회사들이 요즘 앞다투어 내놓는 각종
생활편의서비스를 이용해보면 "아하,카드란 이런 거로구나"하고 무릎을
치게끔 된다.

<>꽃배달서비스(6개사공통)=국내외 어디든 꽃다발이나 화분을 지정한 날짜
시간에 맞춰 메시지와 함께 배달해준다. 축하용에서 근조용까지 무엇이건
가능하다. 비씨카드는 각종 연회장의 꽃장식출장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삿짐서비스(6개사공통)=믿을만한 이삿짐업체와 연계,이삿짐의
포장에서부터 정리정돈은 물론 청소까지 해준다. 파손 분실때는 1백%
보상해준다. 할부도 가능하다. 카드없이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것보다
5%정도 싸게 받는다. 인부들의 인건비 포장박스 재료비 등이 모두
포함돼있어 나중에 팁을 가지고 옥신각신할 필요가 없다.

<>건강진단서비스(6개사공통)=불의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종합건강진단을 전화 한통으로 예약해준다. 대금은 카드로 결제되며
5~10%할인혜택도 있다.

<>여행서비스(6개사공통)=국내외 일반 여행상품은 물론 신혼여행
각종주문여행 기업체연수등 다양한 여행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렌탈서비스(국민 외환 장은 엘지 삼성)=사무기기 유아용품 생활용품
여행레저용품등 필요한 물품을 전화주문하면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주며
5%할인도 해준다.

<>출장 연회서비스(국민 외환 장은 엘지 삼성)=결혼 회갑 집들이등
집안잔치를 위한 음식준비일체를 대행하고 5%정도 할인도 해준다.

<>장례서비스(장은 엘지 삼성)=예비상담 소렴부터 발인까지의
의전,접대용구대여 장지선정 조화배달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10%할인혜택도 있다.

그밖에 보험서비스 수속대행서비스 홈쇼핑서비스(통신판매)자동차검사
민원대행 자동차 인테리어서비스 리마인드서비스등 수많은 상품들이 준비돼
있다.

이들 상품은 회원들에게 그회사 신용카드의 편리함을 알게하고 그 회사의
카드를 쓰도록 회원들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슈퍼마켓에서 손님을
끌기위해 라면이나 아이스크림등 몇가지 상품을 싸게 파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들 서비스는 그 자체로서는 카드매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한 편이다. 지난 1.4분기중 보험 여행 통신판매등의 서비스실적을
보면 6개카드사를 통틀어 3백53억5천5백만원에 불과하다.

회사별로는 국민 51억5천만원,비씨 71억9천만원,외환35억4천만원,장은
3억8천만원,엘지 45억8천만원,위너스 1백45억2천만원등이다. 전문계
카드사들이 이같은 편의상품개발을 선도하고 있고 이에따라 실적도 은행계
카드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편이다. 은행계에 비해 점포망 자금력등이
뒤지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각 카드사들의
상품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 카드회사가 상품을 내놓으면 곧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아 상품구성이 닮아가는 경향이 있다.

부대서비스는 카드사들이 이익을 내기위한 것이 본래 목적이 아닌만큼
회원들은 이들상품을 이용하면 실속있게 신용카드의 편익을 누릴수 있다.

<>가맹점서비스개선
가맹점서비스경쟁도 붙었다. 많은 가맹점에서 받아주는 카드를 회원들이
선호하게 마련이다. 이때문에 카드사들은 가맹점들에 대한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가맹점관리전담반을 구성,운영중이다. 주기적으로 가맹점과
연락하고 24시간 정보데스크와 자동응답전화를 설치,가맹점의 애로와
건의를 적극 해결키로 했다. 종전에는 매출집계표를 작성할때 8가지까지
구분집계했던것을 1장의 매출집계표만 작성하면 되도록했다. 매출집계표와
매출전표에 대표자도장을 생략하도록 했다.

외환카드는 매출표를 접수한 날 가맹점앞으로 대금을 지급키로 했다.
대형가맹점은 월1회이상,중소형가맹점은 분기에 1회이상 정기방문하여
매출표도 수거하고 애로사항도 듣기로 했다.

삼성카드와 엘지카드는 1일부터 가맹점에 대한 카드사용대금 지급기일을
대폭단축,시행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가맹점등급에 따라 종래 1~6일까지
지급기일을 차등적용하던 것을 이번에 2단계로 축소,매출표 받은 날로부터
우량가맹점은 다음날,일반가맹점은 2일후 가맹점주의 통장으로 대금을
입금한다. 엘지도 3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한다. 장은카드는
장은카드직원이 매출전표를 수거,접수해준다.

<>수수료율.금리인하경쟁
카드회사들은 이달들어 잇따라 한도를 인상하고 수수료율을 내리고 있는데
이는 카드회사간 가격경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부의
규제가 풀리자 금리와 자금력에 자신이 있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등으로 선수를 치고 나온 것이다. 13개 회원은행을 배경으로
비씨카드가 이를 선도했고 장은 엘지 삼성등이 뒤따랐다.

비씨는 4월말 규제완화에 따라 한도와 할부기간을 늘리고 현금서비스와
할부의 수수료율,연체료율을 각각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현금서비스수수료율은 기간에따라 최고 0.4%포인트 내렸고 할부는 종전
연15%에서 1~3%포인트 떨어졌다. 연체료율도 연21%로 2%포인트 내렸다.
이같은 수준은 얼마전 업계의 금리.수수료율인하를 선도했던
장은카드보다도 낮은 것으로 곧 다른 카드사들의 동반인하를 불렀다.
장은카드와 엘지가 각각 할부수수료와 카드론금리를 내렸고 삼성은
카드론금리만 내렸다. 국민 외환카드도 곧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가격경쟁을 벌이게 됨에따라 카드회원들이 신용카드를 쓰는데
부담이 점차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아직도 카드회사에 따라서는 금리가
높은게 사실이지만 점차 낮출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같은 가격경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결국 카드회사의
재무구조를 취약하게 만들어 카드산업의 뿌리를 흔들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