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들이 곧 출범하는 김영삼차기정부에 거는 기대는 어느때보다
크다. 그만큼 경영환경이 어려워서다. 부도홍수와 기업인의
연쇄자살사태를 겪은 중소기업계는 차기정부의 중기정책은 뭔가
달라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빈사상태에 헤매고 있는
중소기업을 살릴수 있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중소업계의
현실과 새정부에 바라는 정책방향등에 관해 박상규 기협중앙회회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새해들어 중기부도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소업체의
경영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박상규 기협회장=정부는 중기부도율이 감소추세에 있고
금리인하조치등에 힘입어 경영여건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체들의 현실은 아직 어렵습니다. 기협조사에 따르면
금년 1.4분기중 자금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보는 업체가 56.9%에 달합니다.
국내 중소업체의 부도율은 일본의 4배에 이를 정도로 여전히 심각합니다.

-중소기업이 어려운 이유는.

<>박회장=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크게 세가지를 들고 싶습니다. 첫째
인건비급등,둘째 근로자들의 근로의욕감퇴,셋째 불합리한
노동관계법입니다.

우리나라 인건비는 대외경쟁력을 감안할때 3년정도 앞섰다고 봅니다. 또
법정근로시간도 일본의 주평균 46시간보다 짧은 44시간에 불과합니다.
일본사람 1명이 우리근로자 3명몫을 하는데 우리는 근로시간마저 짧습니다.
경쟁력이 생겨날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2배가 넘을 정도로 근로자들의
정신은 해이해진 상태입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박회장=새정부의 최대과제는 의식개혁이라고 봅니다. 정신 재무장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70년대의 저력있게 일하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지도층이 사치하지 말고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복잡한 행정규제도 과감히 줄여야 합니다.

-정부는 연초 금리인하조치와 아울러 강력한 꺾기금지조치를 취했습니다.
효과가 있습니까.

<>박회장=금리인하조치는 중소기업의 금융비용부담경감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당권설정비용 각종 수수료등 3~4%에 달하는
부대비용이 업체들에 부담이 됩니다. 이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꺾기는
실질적인 자금초과수요상태가 해소되지 않는한 어떤 식으로도 상존할
것으로 봅니다.

-새정부의 중기정책은 어떠해야 합니까,단기정책부터 말씀해주시지요.

<>박회장=우선 급한것은 긴급경영안정자금의 공급확대와 정책자금등의
상환연기조치입니다. 요즘 중소기업은 업종 지역 장래성을 불문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에 긴급 수혈하기 위해 현재
3백억원규모에 불과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1조원으로 늘려야 합니다. 또
각종 정책자금과 유망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은 상환기간을 1년정도
연장하고 이자도 경감해줘야 합니다.

-장기적인 정책은.

<>박회장=금융및 재정지원의 지속적인 확대와 인력공급 확충입니다. 특히
제2금융권에도 중기의무대출비율제도를 설정하고 중소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의 자본금을 늘려 중소기업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재정지원도 늘려 현재 일반회계예산의 0.5%정도인 재정지원 규모를
1%수준으로 늘려야 합니다. 원활한 인력공급을 위해 실업계,특히
공업고등학교의 확충이 절실합니다.

-중소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정책이 다양하게 마련돼있는것 아닙니까.

<>박회장=물론 금융지원책은 많습니다. 하지만 은행창구에선 돈을
떼일까봐 중소업체에 대출을 잘 해주지 않습니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엔
담보가 부족해도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는 풍토가 시급히 마련돼야 합니다.

-대기업의 장기어음발행이 중소업체의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지요.

<>박회장=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대기업의 대금지급이 점차 늦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법정기일인 60일을 넘겨 지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합니다.

-중소기업육성을 위해선 대기업과의 협력강화도 절실하다고 보는데.

<>박회장=중소기업과 대기업은 기본적으로 동반자입니다. 대기업이
어려운데 중소업체만 잘될수 없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이들
기업간 협력을 강화하려면 계열화를 촉진하고 대기업사업의 이양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중소업체들도 정부에만 매달리지 말고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박회장=맞습니다. 기업인들도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근로자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보여줘야 합니다.

-기협중앙회 숙원사업이던 여.수신기능확보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박회장=그동안 농협과같은 은행기능을 확보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은행 대형화 추세등을 감안할때 여건이 달라졌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
지원을 전담할 금고등과 같은 소규모 금융기관의 역할을 할수 있도록
정부와 교섭해 나갈 생각입니다.

대담=심상민산업2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