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가구업체들은 각기 독특한 창업이력을 갖고있다.
대다수의 업체들은 가구이외의 제품도 만들고 있으며 때때로 개성있는
판매기법을 구사하기도한다.
지난해(90년4월 91년3월)3천80억엔의 매출을 기록,최대 가구업체로 떠오른
고쿠요사는 문구로 시작한 회사이다.
1905년에 문을 연 이회사는 장부책표지부터 만들기 시작,노트
바인더등으로 품목을 늘려오다 지난 66년 오피스관련제품의 토털시스템화를
내걸고 가구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가구사업본부를 발족시킨것은 83년이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정상의 기업으로 도약할수 있었던것은 문구점체인을
통한 가구판매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이회사는 전국에있는 1천8백개 문구체인점을 활용해 가구를 팔고있다.
좁은 문구점에 부피가 큰 가구를 진열해 놓을수 없어 카탈로그에 의한
판매방식을 이용한다.
고쿠요문구점은 일본문구점의 대명사일뿐 아니라 소비자로부터 높은
신뢰도를 갖고있어가구판매확대에 큰 활력소가 되었다.
고쿠요사로서도 소비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않게 정상의 품질을 지닌
가구를 만들었고 카탈로그만으로도 제품을 선택할수 있도록 가구의 정확한
치수와 재질 가격등 세심한 내용까지 기입해 놓았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가구매출이 급신장,지금은 총매출액의 약 70%를
가구류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 45년에 창업한 오카무라사는 양동이 프라이팬등 금속제 생활용품으로
시작한 업체.
47년 금속가구분야에 진출한뒤에도 생산품목을 계속 확대,53년에는
프로펠러비행기를 제작하기도 했다.
지금은 연간 약 2천억엔에 이르는 매출액중 가구가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창고 산업용 로보트 냉동쇼케이스등 산업용기기가 나머지를
점하고있다.
제도용기기업체로 지난 1910년에 출범한 우치다요코사는 현재 주력제품인
가구뿐 아니라 환경설비 교육용교재 전자계산기등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연간 가구매출액은 1천7백25억엔으로 총매출액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대부분의 업체들도 가구이외의 금속관련제품을 생산하고있다.
"목재가구와는 달리 금속가구는 철판을 다루는 중공업이어서 설비투자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그만큼 진출할수 있는 부대분야도 많습니다"
고쿠요사의 니시야마 아키라기획과장은 대부분의 대형금속가구업체들이
독자적으로 로보트나 산업용플랜트를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놓은
기술수준을 지니고 있어 사업이 다각화돼 있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연관사업에 대한 기술력이 역으로 가구의 품질향상에 도움이
되는것은 물론이다.
동경 신숙에 초현대식건물로 올봄에 완공된 동경도청사는 그 위용과
화려함때문에 일본인뿐아니라 외국인도 한번씩 찾아보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아 가고있다.
이청사내 사무실의 책 걸상과 칸막이 복도의 벽등은 모두 금속제로
돼있는데 특히 사무실칸막이의 경우 외부가 얼마나 부드러운 실감이나도록
도장처리됐는지 금속가구업계관계자들조차도 쉽게 재질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일본가구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곳이다.
다각화된 사업내용,뛰어난 기술수준과 더불어 일본가구산업의 또다른
특징은 라이벌업체들끼리도 상호협력이 잘된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의자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있는 오카무라사는 납품물량이
달릴때 이토키사로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의자를
납품받기도 한다.
책상이 간판상품인 이토키사도 때론 오카무라사에서 이를 사다가 팔기도
한다.
상호협력을 통해 주력상품의 매출을 극대화하고 규모의 경제도 추구하는
것이다.
심지어 해외입찰시에는 다른나라의 업체가 수주하는 것을 막기위해
일본가구업체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거나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예도
종종있다.
일본가구업체들은 그동안 내수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시장만으론 한계가 있기때문이다.
"한국업체(보루네오가구를 지칭)가 일본에 진출한 것처럼 일본가구업체의
한국상륙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는 미타무라 구니히로 이토키사장의
말처럼 앞으로 많은 일본업체들의 대한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는
이토키사만이 한국에 상륙해있으나 내년엔 오카무라사등 2 3개사가 추가로
진출할 전망이다.
품질향상은 등한히 한채 가격싸움으로만 치닫고 있는 한국의 가구업계가
일본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방법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