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내업체들이 수백억원을 들여 최근 개발에 성공한 국산 중형
컴퓨터가 외국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데다 성능이 떨어져 정부 관련
기관은 물론 개발에 참여한 업체들까지 사용을 회피, 상품화가 되기도
전에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1백억원,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통신,
현대전자 등 4개 업체가 2백35억원 등 모두 3백35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최근 개발에 성공한 국산 중형 주전산기 2단계 기종인 "타이컴"이
행정전산망용 기본수요를 가지고 있 는 1단계 기종 "톨러런트"와는 달리
뚜렷한 정부 공급처나 민간 수요부문이 없어 상품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1천억원 이상의 규모로 정보통신 안내서비스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한국통신은 금성, 삼성, 대우통신 등 국산 중형컴퓨터 개발업체들이
공동으로 제출한 타이 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앞선 미국 휴렛패커드사의
제품을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부터 "천리안II"의 주전산기를 교체하고 있는 데이콤도
수입조립품 "피라미드"를 교체기종으로 선정했으며 무역협회도 무역자동화
전산시스템에 이미 미국의 "탠덤"기종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삼성, 금성, 현대, 대우 등 국산 중형컴퓨터 개발계획에 참여했던
업체들도 자 신들이 개발하거나 생산한 제품보다는 외국제품을 자사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 업체의 관계자들은 컴퓨터의 가장 핵심부분인 주기억장치(CPU)를
아직도 외국에서 들여와야 하는 등 기술수준의 현격한 차이로 외국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 이 떨어지는데다 소프트웨어부문이 취약해 국산
중형컴퓨터를 상품화한다해도 시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